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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가 東아시아를 서로 돕게 만들 겁니다"

모리타 아키히코 쇼케이대 교수
    김성현

    발행일 : 2016.05.27 / 문화 A2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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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시아인들에게 익숙한 개념인 '의리(義理)'는 나눔 문화의 바탕이 될 수 있다."

    27일 경북 안동에서 개막하는 '21세기 인문가치포럼'(조직위원장 김병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모리타 아키히코(森田明彦·58) 일본 쇼케이(尙絅)학원대 교수(사회학)가 이렇게 말했다. 의리는 흔히 친구나 같은 조직 안에서만 통하는 말로 인식하기 쉽다. 하지만 모리타 교수는 "의리는 동아시아 유교 문화권 전체에서 통용되는 개념이며, 현대 사회에서도 새로운 공동체 개념을 정립하기 위해 되살릴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학술포럼에서 이 같은 주제로 발표한다. 21세기 인문가치포럼은 유교를 비롯한 동아시아의 전통적 가치를 현대적 관점에서 재조명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4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모리타 교수는 '의리에 대응할 만한 영어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미국 문화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의 말을 인용하면서, "의리는 9세기부터 한·중·일(韓中日) 등 동아시아에서 적용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의리에 대해 "당초 타인에게 받은 물질적·정신적 부채를 갚기 위한 사회적 규범이라는 의미에서 출발했지만, 점차 자신의 이름을 더럽히지 않고 명예롭게 살고자 하는 내적 의무감으로 확장됐다"고 말했다.

    한·중·일 사이에 의리를 사용하는 방식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그는 "한국에선 공적 영역에서도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서로 의리를 확인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일본에서는 내면에 담아두고 밖으로는 표시하지 않는 전통이 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일본에서는 자신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의무감에서 행동할 때 사용하는 말로 의리 개념이 변질되기도 한다. 밸런타인 데이에 관심이 없는 상대에게 선물하는 '의리 초콜릿'을 그는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모리타 교수는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이 옅어지는 현대 사회에서 의리는 소중한 개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치적인 마을 운영부터 불우이웃 돕기 기금 마련까지 나눔을 실천할 때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2011년 일본 대지진 당시 한국·대만이 적극적으로 원조에 나섰고, 올해 대만 지진 사태 때 다시 한국과 일본이 도움을 주는 것도 '의리'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아시아의 상호 협력에도 의리 개념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21세기 인문가치포럼'은 '나눔과 울림'을 주제로 27~29일 안동문화예술의전당을 비롯해 안동시 전역에서 열린다. 포럼 기간 중에 한·중·일과 러시아 학자 등 전문가 100여 명이 참석하는 학술 토론회가 4차례 개최된다. 27일 개막식에서는 두봉 레나도 주교(천주교 전 안동교구장)와 손봉호 나눔국민운동본부 대표가 기조 강연을 맡는다. 안동 일대의 문화 유적을 답사하는 참여 행사도 마련된다. (054)843-3050

    기고자 : 김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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