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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이 공연계에 부는 '심청' 열풍… 이유는?

무용·발레·창극·연극 등 쏟아져 "'아들보다 딸'이란 사회상 반영"
    유석재

    발행일 : 2016.05.27 / 문화 A2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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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여름 공연계에 '심청'이 몰려온다. 한국무용, 발레, 창극, 융·복합 공연까지 다채롭게 변주되는 효녀(孝女)의 모습이다.

    국립무용단이 다음 달 2~4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리는 '심청'(안무 김매자)은 한국 창작춤과 판소리를 결합시킨 작품으로, 2001년 초연 때보다 무대·의상·조명을 보강했다. '야무지고 강인한 심청' 역을 맡은 엄은진과 '선택 앞에서 흔들리는 심청'인 장윤나가 인당수에 뛰어들기 전 함께 춤을 추는 장면을 새로 넣었다.

    창작 30주년을 맞은 유니버설발레단의 '심청'(안무 에이드리언 델라스)은 다음 달 10~1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총 10회 장기 공연을 한다. 2011년 이후 13개국 40개 도시에서 공연된 'K발레'의 선두 주자다.

    27~29일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열리는 창극 '심청아'는 안숙선 명창이 작창을 맡아 초기 창극처럼 작은 규모로 펼치는 작품이다. 한국문화재재단 한국의집이 지난 17일 시작한 전통예술 상설 공연 '코리아 심청'(연출 최철기)은 무용·영상·드로잉이 결합된 새로운 형식의 공연이다.

    이뿐이 아니다. 신작 연극 '심청'(연출 이수인)은 4월 초부터 지난주까지 대학로에서 두 달 가까이 공연됐다. 2014년 국립극장이 4년 만에 부활시킨 마당놀이 첫 작품은 '심청이 온다'였다.

    왜 오래된 고전소설 '심청'이 지금 다시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효(孝)라는 전통 사상의 부활과는 좀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희곡 '심청'을 쓴 이강백 전 서울예대 교수는 "사회가 각박해지며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현실의 반영"이라며 "관객과 얘기를 해 보면 '심청전'이 지닌 희생과 이타(利他) 정신에 감동받았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했다.

    '효녀(孝女)'라는 말에서 방점이 '효'가 아닌 '녀'에 찍힌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진옥섭 한국문화의집 예술감독은 "남아 선호 사상이 무너지며 많은 사람이 '믿을 건 아들자식보다 딸자식'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고, 이것이 심청에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잘난 아들은 나라의 아들, 돈 잘 버는 아들은 사돈의 아들'이라는 요즘 속설처럼 결혼한 아들이 부모와 소원해지는 반면 딸은 계속 친밀감을 유지하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기고자 : 유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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