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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두 잔(65kg 성인 남성 기준)은 괜찮다? 느슨한 음주단속 기준

20대 남성 운전자 실험해보니… 주행때 장애물들 치고 지나가
    홍준기

    발행일 : 2016.05.27 / 사회 A1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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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A씨는 얼마 전 회식을 마치고 차를 몰고 돌아오다 가슴을 쓸어내렸다. 소주 2잔만 마셔 3만원 가까이 주고 대리기사를 부르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직접 차를 몰았다. '이 정도면 단속에도 안 걸린다'는 생각도 있었다. 그런데 운전을 하고 돌아오다 한 남성이 무단횡단을 하는 것을 보고 급히 속도를 줄였고, 차는 거의 사고 직전에 멈춰 섰다. 그는 "평소에 술을 잘 마시는 편이라 괜찮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평소보다 몸이 둔하게 움직이는 걸 느꼈다"고 했다.

    실제 운전자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현행 도로교통법상 단속 기준(0.05%)보다 낮더라도 교통사고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안전공단이 공단 내 주행 코스에서 22세 남성 운전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소주 2잔 정도를 마시고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39%인 상태에서 시속 60㎞로 달리다가 급제동을 했을 때 제동 거리는 각 3회 실험 평균 30.1m로 술을 마시기 전(20.5m)에 비해 10m 정도 길었다. 정지 신호를 확인하고 브레이크를 밟기까지 제동 시간도 0.328초로 술을 마시기 전(0.131초)의 2.5배 수준이었다.

    술을 마시고 난 이후 직선·곡선 주행을 했을 때 차량 양쪽으로 세워진 장애물을 1~2개씩 치고 지나가는 등 실제 운전에서 차선을 침범할 만한 상황도 이어졌다.

    실험에 참여한 남성은 키 173㎝, 몸무게 67㎏ 정도로 평소 주량은 소주 1병 정도였다.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자료에 따르면 체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혈중 알코올 농도는 체중 65kg인 성인 남자가 소주 2잔을 마셨을 때 0.02~0.04%, 3~5잔 음주 시 0.05~0.1%, 6~7잔 음주 시 0.11~0.15% 수준이다.

    현행 음주운전 단속 기준은 1962년 이후 55년 동안 같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 사고 예방 등을 위해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세계적으로 음주운전 단속 기준은 혈중 알코올 농도 0~0.1%로 다양한 편이지만, 많은 국가가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추세다. 2015년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브라질 등 일부 국가는 미량의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는 것도 인정하지 않는다. 스웨덴(혈중 알코올 농도 0.02%), 중국(0.02%), 일본(0.03%) 등도 우리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사고 예방을 위해 초보 운전자, 사업용 차량 운전자에게 좀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나라들도 있다. 초보 운전자의 경우 긴급한 상황에 대한 대처가 서툴 수 있고, 사업용 차량 운전자의 경우 평균 주행 시간이 일반적인 운전자에 비해 길기 때문이다. 스위스·호주·스페인 일반 운전자의 경우 음주운전 단속 기준이 혈중 알코올 농도 0.05% 수준이지만, 초보 운전자와 사업용 차량 운전자에 대해선 더 엄격한 기준(호주 0%, 스위스 0.01%, 스페인 0.03%)을 적용한다.

    경찰도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단속 기준을 혈중 알코올 농도 0.05%에서 0.03%로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경찰이 최근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선 75.1%가 단속 기준 강화에 찬성했다.

    [그래픽] 22세 남성 운전자의 음주 전후 운전 능력 변화
    기고자 : 홍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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