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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라 호날두… 널 울려주마

이번 주말 가장 뜨거운 축구, 레알과 맞붙는 'AT 마드리드' 토레스
    임경업

    발행일 : 2016.05.27 / 스포츠 A29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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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사람이 내가 부활할 수 없을 것이라 조롱했다. 하지만 나는 이것이 운명이라는 걸 안다. 이젠 영광의 순간을 준비해야 할 시간이다."

    '돌아온 소년'은 '은하수'를 건너 세상을 향해 부활을 외칠 준비를 마쳤다. 29일(한국 시각) 오전 3시 45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하 AT 마드리드)의 공격을 이끌 페르난도 토레스(32·스페인)는 경기를 앞둔 26일 이렇게 말했다. 주근깨 많은 하얀 얼굴에 금발을 가진 토레스의 별명은 '소년(스페인어로 엘니뇨·El nino)'이다. 스타 선수들로 팀을 수놓는 레알 마드리드의 별칭은 '은하수(Galacticos)'다.

    토레스는 레알 마드리드의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포르투갈)와 맞붙는다. 토레스는 동료 앙투안 그리즈만(프랑스)과 투톱으로, 호날두는 측면 공격수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1984년생인 토레스, 1985년생인 호날두는 비슷한 또래다. 20대 중반 시절 유럽을 뒤흔드는 골게터로 두 선수 모두 주목받았다. 미남 스타 자리를 두고도 인기를 다퉜다. 하지만 호날두가 FIFA발롱도르(올해의 선수상)를 세 번 수상하는 동안 슬럼프에 빠진 토레스는 팬들의 조롱을 받았다. 호날두는 역대 챔피언스리그 개인 통산 최다 골(93골) 기록을 써내려 갔지만, 토레스는 여러 팀을 전전했다. 하지만 토레스는 2016년 긴 부진을 끝내고 부활의 신호탄을 올리고 있다.

    마드리드 근교에서 태어나 AT 마드리드 유스팀을 거친 토레스는 2000년 프로에 데뷔했다. 2007년까지 AT 마드리드에서 244경기 91골을 넣으며 스페인을 대표하는 신예 골잡이로 떠올랐다. 팀은 그가 19세일 때 주장을 맡길 정도로 신뢰했다.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로 이적한 그는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이자 유럽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가 됐다. 금발을 휘날리며 날카롭게 골문을 노리는 움직임은 남녀노소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그의 결혼 이야기도 유명하다. 토레스는 16세 때 만난 옆집 소녀 올라야와 2009년 결혼했다. 토레스의 첫사랑이었다고 한다. 오른쪽 종아리에는 로마자로 올라야와 만난 날짜를 문신으로 새겼다. 지금은 일곱 살 딸과 여섯 살 아들을 뒀다.

    그랬던 그의 축구 인생이 롤러코스터를 타기 시작했다. 2011년 첼시로 이적하면서 그는 급격한 슬럼프에 빠지기 시작했다. 데뷔 초기를 제외하고 매년 리그에서 두 자리 득점을 하던 토레스는 기량 저하로 AC밀란(이탈리아)에 임대됐다. 그곳에서 2014년 10경기 1골이라는 처량한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 축구 팬 사이에선 토레스는 '토레기'(토레스와 쓰레기의 합성어)로 통했다. 현지와 해외 팬들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토레스는 삭발하고 경기에 나서기도 했지만 한번 잃어버린 골 감각은 돌아오지 않았다.

    토레스의 부활은 2014년 12월 고향 팀 AT 마드리드로 돌아오면서 시작됐다. 간간이 골을 신고하던 토레스는 올해 3월 이후 14경기에서 8골을 넣었다. 꺼질 것 같았던 그의 축구 인생에 다시 불이 붙으면서 외신들도 그의 챔피언스리그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소년은 이제 32세가 됐다. 주무기였던 폭발적인 스피드와 화려한 돌파력은 이제 무뎌졌다. 대신 토레스에겐 뛰어난 위치 선정 능력이 생겼다. 골 결정력도 높아졌다. 고향 팀에 돌아와 심리적으로 안정됐다. 부진했던 시절 그는 쉬지 않고 근육을 단련했다. 지금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를 활용하는 디에고 시메오네 AT 감독의 전술과도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어릴 적 꿈인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눈앞에 와 있다"며 "(우울했던)과거를 통해 나는 더 강해졌다"고 했다.

    기고자 : 임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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