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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월 끌던 헌재… "심리 대상 아니다"며 선진화법 却下(각하)

與 19명이 낸 권한쟁의 심판 청구 각하… 국회가 스스로 풀라는 뜻
    조백건 신수지

    발행일 : 2016.05.27 / 종합 A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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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의원들이 '일명 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개정 국회법 조항이 위헌이어서 국회의원의 심의·의결권을 침해당했다'며 낸 권한쟁의 심판 사건에서 "위헌 여부를 따질 것 없이 권한쟁의 심판 대상도 안 된다"며 각하 결정이 내려졌다. 새누리당 의원 19명이 지난해 1월 헌재 문을 두드린 지 1년 4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선진화법을 둘러싼 논란은 다시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선진화법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제한하고, 일부 안건의 상정 요건을 과반 다수결이 아닌 '위원회 재적(在籍) 5분의 3 이상'으로 바꾸면서 식물(植物) 국회 논란을 불렀다.

    ◇"의원이 아니라 의장 권한 침해한 셈"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선진화법에서 문제 삼은 건 크게 두 대목이다. 우선 국회법 85조 1항이 규정한 국회의장 직권상정 요건이 문제가 됐다. 이 조항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천재지변, 국가 비상사태, 여야 합의로 제한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2014년 12월 국회의장에게 북한인권법안 등을 본회의에 직권상정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정 의장은 '여야 합의가 되지 않았다'며 거부했다. 이에 새누리당 의원들이 자신들의 심의·의결권(표결권)을 국회의장이 침해했다며 헌재를 찾은 것이다.

    그러나 헌재는 "직권상정은 국회의 수장(首長·의장)이 비정상적 상태를 회복하기 위해 가지는 권한으로 국회의장의 의사(議事) 정치권에 속한다"며 "국회법 85조 1항의 직권상정 요건 제한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제한할 뿐 국회의원의 법안에 대한 심의·의결권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고 했다. 헌재는 이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거부로 청구인(새누리당 의원들)의 법률안 심의·의결권이 직접 침해당할 가능성도 없다"고 덧붙였다. 즉, 선진화법으로 권한이 제한된 사람은 국회의장이지 국회의원들이 아니기 때문에, 의원들이 낸 권한쟁의는 각하(재판관 5명 다수 의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헌재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문제 삼은 둘째 사안인 신속 처리 안건 부분에 대해서도 '권한쟁의 청구 요건(要件) 미달'이라며 각하 의견을 내놨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안을 신속 처리 안건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신속 처리 안건으로 지정되면 국회는 11개월 이내에 해당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이 문제를 표결에 부치는 데 필요한 정족수도 채우지 못했다. 구체적으로 권한을 침해당한 것이 없기 때문에 이 사안 역시 각하할 수밖에 없다는 게 헌재의 판단이다.

    ◇"위헌 여부는 따져볼 필요가 없었다"

    이번 권한쟁의 사건의 또 다른 쟁점은 선진화법의 위헌 여부였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표면적으로는 권한쟁의를 청구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이 법 조항의 위헌 여부를 따져보기 위해 헌재로 사건을 들고 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헌재 재판관 가운데 다수는 위헌 여부에 대한 판단을 따로 내리지 않았다. 헌재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권한쟁의를 청구할 요건 자체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법 조항이 위헌이라도 이 사건의 효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했다.

    기각 의견을 낸 재판관 2명(이진성·김창종)은 "입법 권한은 국회의 자율권에 속한다"며 위헌이 아니라고 봤다. 인용 의견을 낸 재판관 2명(서기석·조용호)은 "선진화법은 국회의원의 본회의 심의 의결권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어서 다수결 원리와 대의민주주의에 위배된다"며 위헌이라고 했다.

    ☞직권상정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의결하지 못한 법안을 국회의장이 심사 기일을 지정한 뒤 기일이 지나면 위원회 의결 없이도 직접 본회의에 상정해서 표결에 부치는 것이다. 이른바 선진화법은 의장이 직권상정으로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경우를 천재지변, 국가비상사태, 국회의장이 여야와 합의한 때로 제한했다.

    [그래픽] 헌재 국회선진화법 권한쟁의심판 각하 결정까지

    기고자 : 조백건 신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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