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潘 등판에… 文은 경계, 安은 흐림

與野 주자들 득실 계산 바빠
    박수찬

    발행일 : 2016.05.27 / 종합 A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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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17년 대선 출마를 시사하자 기존 대선 주자들의 득실(得失) 계산이 복잡해졌다. 대선 주자들은 반 총장의 등장에 "신경 쓰지 않겠다"며 표정 관리를 했지만, 비(非)정치인, 중도 성향, 외교관 출신인 반 총장의 등장이 자신의 대선 가도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세웠다.

    전날 반 총장의 대선 도전 시사에 대해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했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측은 26일에도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정청래 의원 등 일부 친문(親文) 인사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만들기'에 적극 나섰던 점을 거론하며 "봉하마을부터 방문하라"며 비판한 게 전부였다. 문 전 대표는 한때 반 총장에 대해 "우리 당 출신이며 노무현 정부가 만든 총장이다. 우리 당과 함께할 것"이라고 했었다. 반 총장이 더민주에 들어올 경우 문 전 대표와 경쟁을 통해 '컨벤션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도 했다. 하지만 반 총장이 야당보다는 여당 후보가 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문 전 대표 측에서는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다만 중도·보수적 색깔이 강한 반 총장이 새누리당 후보가 될 경우, 진보적 색채가 강한 문 전 대표로서는 양자 구도가 형성되면서 야권 지지층 결집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이 대선에 도전할 경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인(안철수)과 직업외교관(반기문) 출신으로 기성 정치인과 차별화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중도 성향이 지지층이라는 점이 겹치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이날 기자들로부터 반 총장에 대해 거듭 질문을 받았지만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2012년 대선 때 새 정치로 돌풍을 일으켰던 '안철수 현상'이 내년에는 '반기문 현상'으로 대체될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 반 총장이 새누리당 경선에 뛰어들면 새누리당에서 이탈한 중도·보수층을 흡수하려던 안 대표의 구상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이해관계에 따라 표정이 엇갈리지만 대체로 환영했다. 반 총장을 차기 유력 주자로 꼽았던 새누리당 친박(親朴·친박근혜)계는 반 총장이 아직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것도 아닌데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반 총장의 고향인 충청권의 지지를 기반으로 전통 보수층과 중도층의 표를 더하면 대선에서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한 친박계 인사는 "박 대통령도 이미 신뢰를 거둔 비박(非朴)계보다는 국가관이 분명하고 새마을운동을 지원한 반 총장을 택하지 않겠느냐"고 했지만 다른 인사는 "김칫국부터 마시는 것 아니냐"고 했다.

    비박계 대선 주자인 김무성 전 대표는 이날 반 총장 관련 질문에 "(유엔) 사무총장 재임 중이기 때문에 확실한 말씀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권에서 반 총장과 김 전 대표가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에 도전할 경우 김 전 대표가 열세(劣勢)라는 의견이 있지만, 여권에 유력 대선 후보가 등장할 경우 경선이 활기를 띠면서 김 대표에게 반전의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반 총장이 새누리당 경선에 나서 흥행몰이를 할 경우 지난 4·13 총선에서 패배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도 재기를 노려볼 가능성이 생긴다.

    손학규 전 상임고문,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 야권 대선 주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반 총장이 야권 성향의 중도층 지지를 흡수할 경우 야권의 '2선 후보'들의 입지는 좁아지게 된다.

    기고자 : 박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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