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KT의 우완투수 주권(21)은 1호 '조선족 출신 한국 프로야구 선수'다. 중국 지린성(吉林省)에서 태어나 열 살 때까지 운동이라곤 축구밖에 몰랐던 그는 2005년 어머니와 함께 한국땅을 밟았다. 이듬해 한국에 귀화한 주권은 초등학생 4학년치고는 큰 키(160㎝) 덕분에 체육교사의 눈에 들어 야구를 배웠다.

야구 용어조차 낯설었던 소년이 글러브를 하루종일 달고 산 지 올해로 11년째. 프로 2년 차가 된 주권이 꿈에 그리던 프로 데뷔 승을 무사사구(無四死球) 완봉승으로 품었다. 주권은 27일 넥센과 벌인 수원 홈경기에 선발 투수로 출전, 9회까지 무실점(4피안타 5탈삼진)을 기록하며 팀의 8대0 승리를 이끌었다. 3루를 밟아본 넥센 타자가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완벽한 투구였다. KT는 3연속 패배 끝에 1승을 올렸다.

그는 이날 공 104개를 던져 KT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지난해 1군 무대에 오른 KT에서 완봉승 투수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주권에 앞서 데뷔 첫승을 완봉승으로 장식한 투수는 모든 구단을 통틀어 역대 19명이 있었지만, 몸에 맞는 볼과 볼넷 하나 없는 무사사구 완봉승으로 데뷔 승을 따낸 것은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주권이 최초였다.

지난해 KT에 입단한 주권은 이날 전까지 선발 9경기(구원 포함 총 23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만 떠안았다.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는 것)는 한 차례도 없었다. 그러나 조범현 KT 감독은 "팀의 미래"라며 주권을 꾸준히 선발투수로 기용했다.

아버지는 중국, 어머니는 청주에 있는 주권은 수원구장 근처에서 자취를 하며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27일 넥센전은 청주고 시절 모교의 통산 두 번째 청룡기고교야구선수권대회 4강 진출(2013년)을 이끄는 등 고교무대를 호령했던 잠재력을 프로 무대에서 터뜨린 경기였다. 주권은 "5이닝만 잘 던지자는 생각이었다"며 "첫승을 거둬 마음이 후련하다"고 했다.

한화는 롯데를 11대7로 제쳤다. 한화 정우람은 이날 휴식했다. 한화는 "27일 새벽 자신의 차로 귀가하던 정우람이 뺑소니 사고를 당했다"며 "엑스레이 촬영 결과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고 밝혔다. 잠실에선 두산이 선발 유희관의 7이닝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LG를 5대1로 물리치고 4연승했다. SK는 문학 삼성전에서 이재원의 역전 3점 홈런 등으로 6회에만 6점을 뽑아 8대2로 이겼다. NC는 안타 28개를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KIA를 13대7로 눌렀다.

기고자 : 오유교
본문자수 : 1265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