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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른인 김경태〈사진〉는 "남자 골퍼 전성기는 서른 살부터 5년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2007년 국내 투어에서 3승을 올렸을 때가 쇼트게임은 가장 좋았고, 2010년 일본 투어에서 3승과 함께 처음 상금왕에 올랐을 때가 샷은 가장 좋았다고 한다. 하지만 샷이 썩 안 좋을 때도 스코어를 만들 수 있게 된 지금이 더 단단한 골프를 한다는 이야기였다. 지난주 SK텔레콤 오픈(준우승)에서 이같이 말한 지 열흘 만에 김경태는 올 시즌 3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서른 살 전성기'를 입증해보였다.

29일 일본 오카야마현 가사오카시의 JFE 세토나이카이 골프클럽(파72·7415야드)에서 열린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미즈노 오픈 4라운드. 김경태는 이날 1타를 잃었지만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하며 이상희 등 공동 2위 3명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거뒀다. 김경태는 팽팽한 접전이 벌어져도 엷은 미소를 띤 채 침착하게 플레이해 '돌부처의 미소'라고 불리기도 한다.

공동 2위에 오른 이상희(24)도 이번 대회 상위 4명에게 주는 올해 브리티시오픈 출전권을 따내는 성과를 올렸다. 김경태는 이미 지난해 상금왕 자격으로 브리티시오픈 출전 자격을 보유하고 있었다.

김경태는 올 시즌 출전한 일본 투어 6개 대회에서 우승컵 3개를 들어 올리며 열도의 압도적인 챔피언으로 떠올랐다. 일본 투어 통산 13승째다. 김경태는 우승 상금으로 2000만엔(약 2억1500만원)을 챙기며 시즌 상금 8334만5130엔(약 8억9600만원)으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김경태는 이번 우승으로 8월 리우올림픽 출전이 유력해졌다. 세계 랭킹 42위(5월 23일 기준)인 김경태는 안병훈(26위)에 이어 한국 선수 가운데 둘째로 높다. 김경태는 30일 발표되는 세계 랭킹에서 더 높은 자리로 올라설 전망이다. 세계 랭킹 15위 이내에 같은 나라 선수 4명 이상이 없는 경우, 올림픽 출전권은 국가별로 2장씩만 주어진다. 김경태 뒤로 이수민(69위)과 왕정훈(71위)이 100위 이내에 포진하고 있다. 김경태는 6월 US 오픈과 7월 브리티시 오픈 등 메이저대회에 잇달아 출전해 세계 랭킹을 더 끌어 올릴 기회를 갖고 있다.

내년 미국프로골프(PGA) 진출이 목표인 김경태는 "오는 9월 PGA 웹닷컴 투어 파이널 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