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미국에서 3년간 주재원으로 근무했던 회사원 김모(여·50)씨는 지난달 귀국할 때 미국에서 몰던 한국산 차를 한국에 들여왔다. 김씨는 차량 점검을 위해 정비업체에 갔다가 "왜 선팅을 안 했느냐"는 핀잔을 들었다. 김씨의 차량은 미국 법규에 따라 운전석 앞유리와 옆유리에 선팅이 전혀 안 된 상태였다. 정비업체 사장은 "선팅을 안 하면 햇볕에 그대로 노출돼 피부가 나빠지고, 여성이란 것을 알아본 난폭 운전자들의 표적이 되기 십상"이라고 했다. 김씨가 "짙은 선팅은 불법 아니냐"고 묻자 정비업체 사장은 "한국에선 선팅 단속 절대 안 한다. 만일 단속하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고 큰소리쳤다.

과도한 선팅을 금지하고 처벌하는 미국·유럽과 달리 우리나라에선 짙은 선팅이 보편화하면서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차량 선팅 시공을 하는 자동차 공업사만 전국에 3만 개가 넘는다. 또 루마와 3M 등 해외 유명 브랜드를 필두로 40여개의 선팅 필름 업체가 성업하고 있다. SK 같은 국내 대기업도 선팅 산업에 뛰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선팅 관련 업체 매출을 모두 합하면 연간 1400억~2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며 "지난 한 해 동안에만 신차 183만대 등 총 200만대 넘게 선팅 시공을 했다"고 말했다. 기사 A10면 기고자 : 김충령 문현웅
본문자수 : 654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