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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 먼지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화력발전과 경유차 관련 대책을 놓고 환경부·산업통상자원부·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가 대립하고 있다. 미세 먼지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부처 간 이견 때문에 미세 먼지 대책이 표류하고 있다.

환경부와 산업부는 석탄화력발전소 문제를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환경부는 최근 석탄화력발전소를 미세 먼지의 주요 배출원으로 꼽고, 규제의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가동 중단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가동 중인 53기 중 30년 이상 된 발전소는 11기로, 이 발전소들은 최근에 지어진 발전소보다 대기오염 물질을 다량 배출한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세 먼지 발생에서 석탄화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인지 정확한 통계가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가동을 중단했다가는 전력 수급에 혼선만 가져올 것"이라며 "석탄화력발전을 멈출 경우, 석탄 다음으로 싼 LNG의 ㎾h당 발전 단가가 80.3원으로 석탄(34.7원)의 2배가 넘어 전기 요금 인상 압력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경유차 대책도 엇박자를 내고 있다. 환경부는 경유차가 미세 먼지의 또 다른 주범이라고 보고 규제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부는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 '디젤 게이트' 파문 이후 국회에서 '클린디젤차(배출가스를 줄인 경유차)'를 '환경친화적 자동차 개발과 보급에 관한 법률'에 따른 '환경친화적 자동차'에서 제외하는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산업부 반대로 폐기됐다. 산업부는 "앞으로 상당 기간 내연기관 자동차가 필요한 만큼 클린디젤차 기술 개발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국토교통부 주도로 지난해 9월 도입된 '경유 택시' 역시 환경부의 경유차 규제 강화 방침과는 정반대 입장이다.

환경부와 기재부는 경유차 수요 억제를 위한 경유 가격 인상을 둘러싸고 맞서고 있다. 환경부는 경유에 붙이는 세금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기재부는 경유 의존도가 높은 서민층의 반발이 예상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부처 간 서로 다른 입장 속에 미세 먼지 대책 논의를 위해 지난 25일 예정됐던 관계 부처 차관급 회의가 돌연 취소됐다. 김창섭 가천대 교수는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 대책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부처 간 핑퐁 게임을 하고 있다"며 "환경과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고자 : 김승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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