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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성벽·신사… 오래 걸려도 완벽히 되살린다

지진 후 5개월… 日 구마모토·오이타 가보니
    이한수

    발행일 : 2016.09.08 / 통판 D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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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벽은 와르르 무너져 있었다. 모서리에 세운 망루는 한 줄기 남은 석축에 의지해 위태롭게 서 있다. 일본 3대 성(城)으로 불리는 구마모토(熊本)성의 지금 모습이다. 규슈 구마모토 지역에 지난 4월 14일과 16일 규모 7 수준 강진이 잇달아 일어났다. 이제껏 경험 못 한 강한 지진이었다. 이 지역에 비슷한 규모 지진은 400년 전 있었다. 88명이 목숨을 잃었다. 경제 피해 규모는 4조6000억엔(49조원)으로 추산(규슈 경제산업국)된다. 지진 후 약 5개월. 지난 1일부터 3일간 구마모토와 인근 지역을 둘러봤다.

    진원(震源) 지역인 마시키마치(益城町)는 폭격을 맞은 듯했다. 무너진 집들이 마을 이곳저곳에 그대로 있었다. 일부 집은 철거돼 빈터가 됐다. 인구 3만5000명 마을 마시키마치는 피해가 가장 컸다. 21명이 사망하고 1만3000여 가구 중 97% 가옥이 파손됐다. 이 마을에서 대를 이어 47년째 장아찌를 만들어 파는 요시하라 노리유키(54)씨 집도 완전히 무너졌다. 공장 건물은 남았지만 영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가업(家業)을 포기하려 했다. 요시하라씨는 "그러나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다"고 했다. 흩어졌던 직원들을 다시 불러모았다. 지금은 예전의 50~60% 수준을 회복했다. 기존 연 매출은 2억6000만엔. 마을 복구는 천천히 진행 중이다. 2018년까지 무너진 가옥을 철거하고 재건할 예정이다. 3000여 가옥을 다시 세웠다. 완전 복구에는 7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지정문화재 아소 신사는 완전히 붕괴됐다. 구마모토 현 북동부 아소(阿蘇)시에 있다. 지난 2일 가서 보니 본전 지붕이 땅에 떨어져 있었다. 인근 마을 가옥은 괜찮은데 신사 건물 피해가 컸다. 신관(神官)인 이케우라 히데타카(44)씨는 "주민들은 신사가 대신 피해를 봐 마을이 안전했다고 여긴다"면서 "매년 7월 신사가 주관하는 마쓰리(축제)는 올해도 주민 도움으로 차질 없이 진행했다"고 했다. 현재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20억엔을 들여 신사를 복구할 예정이다. 7~8년 걸릴 것으로 본다.

    구마모토와 인근 오이타는 온천으로 유명한 지역. 관광지 피해는 거의 없다. 하지만 지진 직후 예약이 대부분 취소됐다. 규슈 전체 숙박업소에 예약했던 70만명이 지진 직후 예약을 취소했다. 구로카와 온천은 5월 예약률이 27%까지 떨어졌다. 일본 정부는 돈을 풀어 규슈 지역 여행자에게 70%까지 할인해주는 '부흥 할인 제도'를 시행했다. 지금은 거의 회복한 상황이다. 구로카와 온천여관협동조합 시모조 다카히로(45) 이사는 "8월 현재 예약률은 100% 가까운 상태"라고 말했다.

    한국인 관광객은 아직 예전 수준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오이타현 벳푸 온천은 외국인 관광객 중 한국인 비율이 55%에 이른다. 미셰린 관광가이드 일본판에서 별 세 개를 받은 효탄온천은 연간 26만명이 찾는 명소. 10% 정도가 외국인 관광객이다. 그중 80%가 한국인이었다. 지금은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지난 3일 벳푸 시내를 돌아다니는 2시간여 동안 한국인 관광객을 거의 만나지 못했다.

    나가노 야스히로(41) 시장은 "벳푸는 지진 피해가 거의 없었다"면서 "그런데도 위험하다는 인식이 퍼져 아직 한국인 관광객이 예전처럼 찾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나가노 시장은 지진 직후 신문 광고를 냈다. "지금 오시면 온천에서 수영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는 화제가 됐다. 구마모토 현 가바시마 이쿠오(69) 지사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옛 모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이상의 오모테나시(진심을 담은 대접)로 한국인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기고자 : 이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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