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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미국 스노보드 국가대표. 동계 X게임 스노보드 종목 최연소 우승자. 2015년 ESPN이 뽑은 '가장 영향력 있는 여자 스포츠 스타 25명' 중 한 명. 재미교포 스노보드 스타 클로이 김(17) 이야기다.

오는 6일 클로이 김이 한국에 온다. 12일부터 19일까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를 겸해 열리는 FIS(국제스키연맹) 스노보드 월드컵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그가 한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참가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에서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클로이 김은 전화 인터뷰에서 "부모님 나라에서 보드 실력을 뽐낼 생각에 설레고 신이 난다"고 말했다.

2000년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태어난 교포 2세 클로이 김은 네 살 때 취미로 스노보드를 배우기 시작했다. 금방 두각을 나타내자 여덟 살 때는 스위스로 유학을 갔다가 미국에 돌아와 캘리포니아주 요세미티 국립공원 부근 매머드마운틴에서 훈련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네 살 이후로 보드와 떨어진 적이 없다고 한다.

클로이 김은 "그저 스노보드 타는 게 너무 좋다"고 했다. 그의 어머니는 "클로이는 보드 타는 걸 일로 여기지 않기 때문에 평소에도 보드를 끼고 산다"고 했다. 클로이 김이 가장 크게 상심했을 때는 성적이 안 나왔을 때가 아니라 부상으로 스노보드를 타지 못했을 때라고 한다.

클로이 김의 주종목은 하프파이프다. 가로로 자른 원통의 아랫부분처럼 생긴 경기장에서 선수가 스노보드를 타고 오가며 점프·회전 같은 기술을 선보이는 경기다. 클로이 김은 미국 동계 유스올림픽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땄다. 최근 1년 동안 참가한 8개 주요 대회에서 7번을 우승했다. 그를 두고 전문가들이 '스노보드의 미래'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선수'라고 극찬하는 이유다. 2014 소치올림픽에 나이 제한(개최 직전 연도 7월 기준 만 15세)에 걸려 출전할 수 없었던 클로이 김은 내년 평창올림픽에선 금메달 후보 1순위로 꼽힌다.

그의 필살기는 2연속 1080도 회전 기술이다. 1080도 회전 기술은 공중에서 스노보드를 세 바퀴(360도X3) 돌린 뒤 착지해야 한다. 한 번도 어려운 이 기술을 클로이 김은 지난해 2월 US 그랑프리 대회에서 두 번 연속으로 성공했다. 여자 선수 중 처음이었다. 그의 점수는 100점 만점에 100점이었다. 여자 스노보드 선수 최초의 만점자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올림픽을 앞두고 갈수록 커지는 관심에 클로이 김은 "올림픽 같은 대회는 스노보드를 더 재미있게 탈 수 있는 계기가 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30초 정도의 시간이 주어진 하프파이프 경기장은 나에게 지상 최고의 놀이터"라고 했다.

클로이 김은 12일부터 평창 보광 스노경기장에서 열리는 월드컵 대회 때 2연속 1080도 회전 기술을 선보일 전망이다. 그는 "혹시 또 다른 '깜짝 기술'을 준비 중이냐"는 질문에는 "갑자기 나올 순 있겠지만 일단 비밀"이라며 "사람들이 뭐 할지 알고 보면 재미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클로이 김은 "이번 대회부터 잘 준비해 1년 뒤 올림픽에서 제대로 놀아보겠다"고 했다. 즐길 줄 아는 천재의 각오가 더 단단해졌다.

기고자 : 이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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