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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순실(61)씨가 지난해 7월 딴민 미얀마 상무부 장관이 방한(訪韓)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파악해 박근혜 대통령의 '말씀 자료'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31일 특검팀에 따르면 최씨가 만든 대통령 말씀 자료는 '미얀마 K타운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K타운 프로젝트는 우리 정부가 미얀마에 공적개발원조(ODA) 자금 760억원을 지원해 컨벤션타운을 세우고 한류(韓流) 확산 기지로 삼는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최씨에게 이 프로젝트의 한국 측 주관 업체 격인 M사 지분 15%를 차명으로 보유한 혐의(알선수재)를 적용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특검팀이 최씨가 실소유주인 더블루K 직원의 휴대전화에서 찾아낸 'VIP와 미얀마 상무부 장관 간 면담 가상 대화 내용' 문건에는 박 대통령이 K타운 프로젝트와 관련해 미얀마 장관에게 '아주 좋은 생각이고 여기 배석한 코이카 이사장과 협의해 저희 정부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하는 것으로 돼 있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과 미얀마 장관이 지난해 7월 4일 면담한 이후 K타운 프로젝트가 적극 추진됐다고 보고 있다. 면담 다음 달인 7월 5일 최씨가 지분을 가진 M사 대표 인모씨가 사무소 개소식을 열었는데 이 자리에 딴민 장관이 참석했다.

K타운 프로젝트는 지난해 9월 공적개발원조 자금 집행을 담당하는 코이카(외교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가 '타당성이 없다'고 반발하면서 무산됐다. 코이카 관계자는 "위에서 여러 차례 지원하라는 압력이 있었지만, 끝까지 버텼다"고 했다.

한편 특검팀은 유재경(58·사진) 주(駐)미얀마 대사를 소환조사했다. 삼성전기 전무 출신인 유 대사는 이날 오전 특검에 출두하면서 취재진에게 "최씨가 저를 면접해서 대사로 추천했다는 기사를 봤는데 최씨가 저를 추천했다고 하면 굉장히 사람을 잘못 봤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했다. 자신이 대사가 된 것은 최씨 때문이 아니라고 한 것이다. 그러나 특검팀은 이날 오후 "유 대사가 조사에서 '최씨를 여러 차례 만났고 최씨의 추천으로 대사가 됐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반나절 만에 말이 바뀐 것이다. 특검팀은 유 대사가 최씨와 고영태씨 등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최씨에게 "잘 도와드리겠다"고 말한 사실도 파악했다.

유 대사의 전임자였던 이백순 전 미얀마 대사는 본지 통화에서 "당초 내 후임으로는 다른 사람이 내정돼 있었는데 갑자기 바뀌어 의아했었다"고 했다.


기고자 : 김정환 신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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