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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선 후보론'은 작년 말 친박계가 다수인 새누리당 재선 의원급에서 집중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고 지금은 당내 중진급에서도 "괜찮은 카드"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반대층을 중심으로 황 권한대행을 띄우는 분위기가 최근 형성되고 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를 분석해보면 실제 탄핵 반대층에선 황 권한대행에 대한 지지도가 상당히 높다. 황 권한대행의 대선 후보 부상은 이 같은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다. 친박 핵심인 한 의원은 31일 본지 통화에서 "황 권한대행은 당선 가능성을 떠나서라도 안정감이나 정직함, 인물 면에서 여야를 통틀어 가장 나은 후보라고 본다"며 "당내 재선급 등에서 그에 대한 호감이 상당하다"고 했다. 한 중진 의원도 "통합진보당 해산을 이끌었고 국정에서도 별다른 실책이 없었다"고 했다.
친박계는 당초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귀국 전까지만 해도 그를 대선 후보로 꼽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의 새누리당 입당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황 권한대행을 '대체재'로 밀기 시작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불임 정당'의 오명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황 권한대행을 띄워서 손해 볼 것은 없다"며 "황 권한대행이 입당하면 대선 경선을 흥행으로 이끌 수 있고, 만약 후보가 된다면 향후 예상되는 '보수 후보 단일화'에서 지분을 행사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황 권한대행이 실제 출마를 할 경우 권한대행직을 다시 유일호 경제부총리에게 넘겨야 하는 등 국정 상황이 복잡해진다. 이 과정에서 황 권한대행의 장점으로 꼽히는 '안정감'이 무너지고 야권의 정권 심판론 공세가 더 격화할 수 있다. 야당 일각서도 내심 황 권한대행 출마를 반기는 분위기다. 한 야권 관계자는 "지금도 나쁘지 않은데 황 권한대행 출마로 보수 후보가 분열되면 승리가 더욱 확실해진다"며 "또 황 권한대행을 상대로 '정권 심판론'을 압박할 수 있다"고 했다.
바른정당과 새누리당 일부에서는 "보수 후보로서 황 권한대행은 병역 면제만으로도 어렵다"고도 하고 있다. 황 권한대행은 '만성 담마진(두드러기)'으로 군 면제 판정을 받았으며, 야당은 그의 장관·총리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10년간 징병검사 받은 365만명 중 이 병으로 군 면제 받은 사람은 4명밖에 없다"고 공격했었다.
이 때문에 친박계가 대선 승리보다는 'TK(대구·경북) 지역당'을 염두에 두고 황 권한대행을 띄우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친박계가 탄핵 인용 이후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을 고려해 '황교안 체제 야당'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얘기다.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 등은 "(보수 단일화 등을 위해) 황 권한대행이 출마하면 안 된다"는 말도 해왔다. 반기문 전 총장과 가까운 정진석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이날 "(황 권한대행 출마는) 문재인 전 대표 당선에 1등 공신 되겠다는 이야기"라고 했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황 권한대행이 출마하면 '심판이 선수로 뛴다'는 지적은 있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보다 핵심 문제는 (황 권한대행 때문에) 보수 통합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황 권한대행 측에서는 공식적으로 출마 여부에 대해서 긍정도 부인도 안 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황 권한대행의 한 측근은 "(황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에) 관심이 있고, 기대를 갖고 있다"며 "정치 상황에 따라 그가 출마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들은 "황 권한대행의 출마는 본인의 자유이지만 여권 전체의 대선 구도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이날 황 권한대행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임시국회 기간 고위급 회동을 비롯한 다양한 소통 채널이 활성화돼 정부와 국회가 원활히 협의하며 국민께 헌신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고자 : 선정민 이옥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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