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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도 회사지만 형님이 위험해져요. 김우중(전 대우그룹 회장)이라고 망하고 싶어서 망했겠어요?"

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광고감독 차은택(48)씨 등의 '포레카 강탈 미수 사건' 재판에서 검찰은 송성각(59)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피해업체 컴투게더 대표 한상규(63)씨를 회유·협박하는 내용의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한씨와 송씨가 대화를 나눈 시기는 2015년 6월이다. 당시 최순실(61)씨와 차씨 등은 신생 광고회사 모스코스를 세운 뒤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를 인수하기로 계획했다. 그러나 이미 컴투게더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자 최씨 등은 한씨와 친분이 있는 송씨를 통해 한씨에게 지분을 넘기라고 협박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녹취에 따르면 송씨는 한씨에게 "출처는 묻지 마시고, 이대로 가면 컴투게더가 큰일 날 지경에 닥쳤다"며 "막말로 말하면 '묻어버려라'는 얘기까지 나왔다"고 말한다. 송씨는 한씨가 계속 거절 의사를 밝히자 "진짜 나쁜 사례인데 성완종은 수백명에게 돈을 뿌리고 자기 편임을 확답 받았는데도 한번 휘몰아치기 시작하니 그게 안 지켜지지 않느냐"고 협박하기도 했다. 송씨 측은 그동안 "한씨가 피해를 입을까 봐 선의에서 한 말"이라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그러나 이날 오후 증인으로 법정에 나온 한씨는 "송씨는 때리는 시어머니 옆에서 말리는 시누이 같았다"며 "그의 말을 듣지 않으면 실제 회사도 풍비박산나고 내게도 위해가 가해질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씨는 이날 김기춘(78) 전 비서실장이 2014년 11월 송씨를 청와대로 불러 "국가와 민족이 아닌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열심히 일해 달라"고 말한 뒤 송씨가 콘텐츠진흥원장에 낙점됐다고 증언했다. 한씨는 "당시 콘텐츠진흥원장 임기도 남아 있었고, 송씨가 낙점을 받은 뒤 원장 공모 절차가 시작됐다"며 "송씨에게 이 얘기를 듣고 그의 배후에 굉장히 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기고자 : 양은경 신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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