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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사망률은 OECD 최하위권이다. 2015년에도 4621명 사망에 35만명이 부상을 입었다. 인구가 우리보다 2.4배 많은 일본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도로에서 죽어간다.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지만 사람 목숨보다 중요한 건 없다.

일상화된 도로 위 참사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 과속 운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꼽고 싶다. 승용차가 시속 30㎞로 달리다가 사람을 치면 사망 가능성이 10% 미만이지만 시속 60㎞를 넘어서면 90%까지 올라간다. 그래서 대부분 국가가 과속 운전을 단호히 처벌한다.

일본에는 제한속도보다 40㎞ 이상 초과한 운전자에 대한 범칙금이나 벌점 규정이 없다. 형사범으로 취급해 감옥으로 보내기 때문이다. 독일은 면허가 바로 정지되고, 호주와 영국은 300만~400만원의 벌금을 물리는데 음주운전보다 큰 금액이다.

이에 비해 우리 규정은 너무 가벼우며 그나마도 지켜지지 않는다. 제한속도보다 60㎞ 이상 과속해도 12만~15만원의 과태료를 내면 그만이다. 벌점 규정이 있고 면허 정지도 가능하지만, 이런 처벌은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 지난 5년간 과속 적발 건수는 4000만건인데 벌점을 받은 운전자는 2%인 80만건에 불과하다. 나머지 98% 즉 3920만건 운전자의 상당수가 여전히 과속을 '즐기고' 있을 것이다. 특히 제한속도보다 60㎞ 이상인 어마어마한 속도로 달리다가 적발된 2만8963건 중 벌점 60점을 받아 면허 취소된 경우는 29건에 불과하다. 외국 같으면 면허 취소는 물론, 형사 처벌과 함께 수백만원 벌금을 내야 할 도로 위 무법자들을 우리는 별 조치 없이 방치해온 것이다.

과속 운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초과속을 일삼는 난폭 운전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엄한 형사 처벌과 경제적 부담을 지워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운전자가 누군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범칙금과 벌점 대신 과태료만 받고 마는 현 제도는 크게 잘못된 것이다. 차주가 경찰에 출두해 운전자 확인 및 진술서를 작성하고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 인력 부족이 문제라면 심각한 위반자만이라도 처벌해야 한다. 제한속도보다 40㎞ 이상인 초과속부터 가려낸다면 연간 10만건으로 크게 줄어들 것이다.

성낙문 한국교통연구원 종합교통연구본부장 기고자 : 성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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