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종이신문보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금까지는 식품을 만들 때 쓰인 원재료 함량으로 5순위 안에 GM 농산물이 들어 있지 않으면 GMO 표시를 안 해도 됐지만, 앞으로는 유전자변형 DNA가 조금이라도 검출되면 GMO로 표시하고 글자 크기도 확대(10→12포인트)하는 내용을 담은 '유전자변형 식품 등의 표시 기준'이 시행된다"고 1일 밝혔다.
◇식용유·물엿 등은 제외
다만 일부 제품은 새로운 GMO 표시 기준에서 제외됐다. 예컨대 식용유나 간장, 물엿 등 당류는 GMO 표시 대상에서 빠졌다. GM 농산물을 열처리하거나 발효·추출·여과 등 고도로 정제할 경우엔 유전자변형 DNA 성분이 남아있지 않아 GMO로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또 희석제 용도로 식품에 미량 들어갈 때도 역시 GMO 표시가 면제된다. 식약처는 또 GM 농산물을 쓰지 않은 경우엔 'Non(非·無)-GMO' 표시를 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 표시는 원료가 GMO 표시 대상일 때만 가능하도록 한정했다. 대두·옥수수·유채·알팔파·면화·사탕무만 가능하다는 얘기다. 식약처에 따르면 최근 GM 콩·옥수수와 가공식품 등은 연간 210여만t 수입되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와 야당 의원들은 식약처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유전자변형 원료를 썼다면 모두 GMO 표시를 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아직 안전성이 100% 확인 안 됐으니 국민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GMO를 썼다면 모두 표시해 알리자는 'GMO 완전표시제'는 시기상조란 주장도 만만치 않다. 특히 식품업체에선 "GMO 표시를 전면화하면 가공식품의 원가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만약 유전자 변형이 안 된 콩을 원료로 식용유를 만들 경우 충분한 원료를 구하기도 어렵고, 가격도 몇 배로 뛸 것"이라고 말했다.
◇GMO는 '몬스터 식품'인가
GM 식품에 대한 안전성 논란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지난 2012년엔 프랑스 칸 대학 연구진이 GM 옥수수를 먹인 쥐에서 암 덩어리가 나왔다는 논문을 발표하는 등 최근까지도 안전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유럽식품안전국(EFSA) 과학 자문단이 이 연구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약하다"는 검토 결과를 발표하는 등 전 세계 주류 과학계에선 GMO가 건강을 해칠 염려가 없다는 입장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작년 6월엔 노벨상 수상자 108명이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유전자변형 작물 반대 운동을 하는 것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오랜 역학 조사 결과 유전자변형 식품의 섭취가 질병이나 만성 질환을 유발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철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고려대 명예교수)은 "GMO를 무조건 '괴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할 게 아니라 과학계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면서 "인구가 늘고 식량이 부족해지는 '식량 전쟁' 시대에 활용할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최소한 국내에서 식용으로 허용한 GM 농작물은 안전하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유전자변형생명체(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
유전공학 기술을 이용해 유용한 유전자를 지니도록 변형한 생명체. GM 식품은 GMO를 이용해 만든 식품이다. 국내엔 대두·옥수수·유채·알팔파·면화·사탕무만 GM 농작물로 들여와 유통되며 쌀 등 다른 GM 농작물은 들여오지 않고 있다.
[그래픽] 유전자변형(GM)식품 수입 추이
본문자수 : 1879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