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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1일 대선 공약으로 근로시간에 제한을 둬 야근을 없애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칼퇴근법'을 발표했다. 칼퇴근법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012년 대선 출마의 캐치프레이즈로 '저녁이 있는 삶'을 내건 이후 야권을 중심으로 논의돼왔다. 민주당도 작년 총선 공약으로 발표하고 관련 법안까지 발의해서 현실화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유 의원은 이날 당사에서 정책 브리핑을 열고 "아빠가 아이와 함께 놀 수 있고, 임신과 출산이 일하는 여성의 발목을 잡지 않으며, 청년에게 더 많은 일자리 기회를 주기 위해 현장에서 실제로 근로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단호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유 의원은 '칼퇴근'의 실현을 위한 방안으로 근로기준법 등의 개정을 통한 ▲퇴근 후 11시간 최소 휴식 보장 ▲초과 근로시간 한도 제한 ▲기업에 근로시간 기록 보존 의무 부과 ▲주요 기업에 근로시간 신고 의무 부과·공개 ▲퇴근 후 SNS 업무 지시 제한 등을 제시했다.

그는 "밤 12시까지 야근하고 다음 날 아침 8시에 출근하는 생활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며 "EU(유럽연합) 지침처럼 최소 11시간 동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규정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퇴근 후 SNS 업무 지시에 대해선 "이런 '돌발노동'을 초과 근로시간에 포함시켜 할증 임금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유 의원의 제안 이전에도 정치권에서는 유사한 논의가 제기됐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저녁이 있는 삶'은 정치권 칼퇴근법 논의의 시초격이다. 손 전 대표는 2012년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단계적 정시 퇴근제와 퇴근 이후 11시간 최소 연속 휴식 시간제 등을 약속했다. 당시 손 전 대표 공약에 대해 호의적인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고, 2012년 대선에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각각 '근로시간 단축'을 대선 공약에 포함했다. 두 후보 모두 연평균 노동시간을 OECD 평균인 1700여 시간 수준으로 낮추고 이를 통해 기업의 고용을 유도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실천 방법이 부족한 선언적 공약이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칼퇴근법 논의가 다시 한 번 주목받은 건 지난 20대 총선 때다. 더불어민주당이 기존 논의에서 한발 더 나아가 주52 시간 근로의 법정화와 포괄임금제 금지, 기업의 출퇴근 시간 기록 보전 의무 신설을 골자로 한 '칼퇴근법'을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고 관련 법안도 발의했다. 이런 논의는 모두 기존 근로시간을 줄여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일자리 늘리기'와도 관련된 것이었다.

하지만 정치권의 이런 논의는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기업들의 반대에 부딪히는 등으로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여권 관계자는 "초과 근로시간을 줄이는 근본적인 처방 없이 기업 부담만 커지는 법이 될 수 있다"며 "결국 정부 보조금이 눈덩이처럼 불어 또 다른 예산 폭탄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유승민 의원 측은 '주5일제'처럼 공기업·대기업·금융기관 등부터 시작해 4~5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시행하면 해결될 문제라고 했다. 기고자 : 양승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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