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1일 보건복지부가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책임을 물어 삼성서울병원에 과징금 806만여원을 부과했다. 본래 15일 업무 정지를 내려야 하지만 진료 중단으로 인한 환자 불편을 고려해 의료법에 따라 과징금을 내도록 했다는 설명인데, 과징금 규모가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복지부는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유행 당시 다섯 차례에 걸쳐 역학 조사관의 접촉자 명단 제출 명령에 응하지 않고 자료 제출을 지연해 메르스 확산을 유발했다며 의료법 제59조 등을 적용해 업무 정지 15일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2000명 수준의 입원 환자를 퇴원시킬 수도 없어 업무 정지 대신 이에 해당하는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의료법 시행령에 따르면 업무 정지 하루에 53만7500원씩 15일분 806만2500원이 부과된다.

삼성서울병원의 연간 매출액이 1조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이런 과징금 액수는 제재로써 실효성이 전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징금이 적은 이유는 현행법이 병원 연매출 90억원을 초과하면 업무 정지 1일당 53만7500원으로 환산하도록 상한선을 정해놨기 때문이다.

보통 대형 병원은 업무 정지를 받더라도 환자 진료 연속성을 이유로 과징금으로 환산해 처분을 받는다. 이 때문에 1년에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대형 병원엔 솜방망이 처분에 그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복지부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처벌 기준을 강화할 수 있도록 의료법 개정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기고자 : 최원우
본문자수 : 750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