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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중국·일본·독일을 사실상 '환율 조작국'으로 지목한 후, 재계에선 '4월 위기설'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미국이 이들 국가뿐 아니라 한국까지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해 환율이 급락하고 한국 기업들의 수출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것이다.

미국 재무부는 매년 4월과 10월 무역 상대국의 환율 조작 여부를 판단하는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한다. 지난 10월 보고서에서 한국은 중국·일본·독일 등과 나란히 환율 조작국 전 단계인 '관찰 대상'에 올라 있는 상태다. 만약 4월 보고서에서 중국·일본을 환율 조작국으로 공식 지정하면 한국도 같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한국은 빠지고 중국만 '환율 조작국'에 포함된다 하더라도 국내 기업들은 타격을 피할 수 없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부품을 보내면, 중국에서 이를 완제품으로 조립해 미국에 수출하는 구조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미(對美) 수출 감소는 한국 기업에도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여기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미국 정부가 곧 재협상을 요구하면서 한국산 제품에 각종 무역 규제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4월 위기설'을 키우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앤서니 김 수석연구위원은 "내달 15일 한·미 FTA 발효 5주년이 되는 시점을 전후해 미국 정부가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조달러 규모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공언하면서, 한때 국내 기업들 사이에선 철강·건설장비 등에서 반사이익을 노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산 제품 사용을 의무화하는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을 적극적으로 적용할 방침을 천명하면서 그런 기대감마저도 급속히 식어가고 있다. 기고자 : 이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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