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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2일 취임 후 첫 방문지로 한국을 택한 이유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책을 한국과 논의하기 위해서이며, 이것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뜻임을 분명히 밝혔다. 이날 그가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차질 없는 배치를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매티스 장관은 이날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잇따라 만나 "사드 배치를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오산 공군기지에 착륙하기 전 동행 기자단에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강의에 가까운 설명을 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그는 "사드는 방어 시스템"이라며 "우리가 지금 이걸 논의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사드는 우리 동맹의 국민과 우리 군대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의 도발적 행동이 없다면 여기(한국)에 사드가 있을 필요가 없다. (북한 말고는) 사드에 대해 걱정할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외교안보팀 멤버 중 가장 먼저 상원 인준을 받은 매티스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는 인물로, 트럼프 외교안보팀의 대외 정책 형성 과정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의 방한 목적이 '사드 제때 배치'임이 분명해짐에 따라 3일 한민구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선 사드 배치를 놓고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매티스 장관은 이날 "미국은 언제나 한국과 함께할 것" "한·미는 가장 성공적인 동맹" "어느 누구도 한·미 양국을 이간할 수 없다" 등 다양한 표현으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언급이 단순한 '립서비스'가 아닌 '트럼프 대통령의 뜻'에 따른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특히 매티스 장관은 황 권한대행에게 "한·미는 '아시아는 안정되고, 번영하며,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지역'이라는 관점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들을 공유한다"며 "지금은 우리나라(미국)와 귀하의 나라(한국)가 직면한 (북한 등의) 위협에 맞서 어깨를 나란히 해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매티스 장관의 이 같은 언급은 북핵 위협뿐 아니라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중국이 사드 배치를 핑계로 한·미 사이를 이간한다고 본다"며 "미 국방장관 입에서 '민주적인 아시아'가 언급된 것은 한·미 동맹 차원의 결정인 사드 배치를 트집 잡는 중국에 대한 경고"라고 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0일 황 권한대행과 통화하며 북한·중국 등 지역 정세와 한반도 문제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많이 던졌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매티스를 서울에 보내 좀 더 구체적인 답을 듣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했다.

앞서 매티스 장관은 이날 오후 12시 30분쯤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한 뒤 서울 용산의 주한미군사령부로 이동해 빈센트 브룩스 사령관으로부터 북한의 핵·미사일 동향 등 한반도 안보 상황 브리핑을 받았다. 마크 내퍼 주한 미국 대사 대리 등 대사관 관계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정지 상황과 조기 대선 가능성 등 한국의 정정(政情)에 관해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매티스 장관은 사드의 주한 미군 배치, 북한에 대한 고강도 제재·압박 정책이 차기 한국 정부에서도 일관되게 유지될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고자 : 이용수 김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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