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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역대 국내 작가 개인전 최다 관람객 수(25만2466명)를 기록했던 '이중섭, 백년의 신화'전이 '신화(神話)'를 또 하나 썼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일 "지난해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이중섭전'이 2017년 독일 'iF 디자인상' 인테리어 건축 부문 수상작 중 하나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iF 디자인상'은 독일 디자인 기구 '인터내셔널 포럼 디자인'이 1953년 제정한 상으로, 독일 '레드닷상', 미국 'IDEA상' 등과 더불어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꼽히는 권위 있는 상이다. 제품·패키지·커뮤니케이션·인테리어 건축·프로페셔널 콘셉트·서비스 디자인·건축 등 7분야로 나눠 매년 수상자를 뽑는다. 올해는 59국 5575기관이 응모했고, 20여 나라 디자인 전문가 60여 명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 삼성·LG를 필두로 국내 가전 업체가 제품 디자인 분야 상을 휩쓸면서 국내에 본격적으로 알려졌지만, 국내 미술관의 회화(繪畵) 전시가 수상한 건 처음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이 '현대차 시리즈 2014: 이불'전(2016년 수상) '2012 올해의 작가상'전(2013년 수상)으로 두 차례 iF 디자인상을 받은 적이 있지만 모두 설치 작품 전시였다. 이날 '이중섭전'과 함께 수상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30 특별전―상상의 항해'전은 건축전이었다.

'이중섭전'은 심사위원단으로부터 "시대와 인물의 이야기를 공간적으로 시각화했고 독특한 재질 표현으로 분위기를 전달했다"는 평을 받았다. 예컨대 은지화(銀紙畵)를 박물관에 쓰이는 유물 장에 넣어 전시하고, 편지화 전시실은 벽면에 나무판을 붙여 낡은 서류철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줬다. 관객이 손을 짚고 편지를 읽을 수 있게 진열대 가장자리를 두껍게 만들고, 따뜻한 조명도 설치했다.

세심한 배려가 담긴 디자인 방식은 전시 때 이미 화제가 됐다.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우리나라 전시 디스플레이가 언제 이렇게 발전했느냐"고 극찬했고, 미술사학자 최열씨도 "전시 구성에 신경 쓴 만큼 관객들이 호응한다는 걸 증명해 준 전시"라고 했다.

서울전은 끝났지만 세계적 수준의 전시 디자인을 볼 기회는 아직 남아 있다. 서울전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옮겨 기획한 부산시립미술관 '이중섭전'이 오는 26일까지 열린다. 문의 (051)731-7128, www.jungseob.com 기고자 : 김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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