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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 국제통화기금(IMF)은 2015년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1%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당시 IMF는 향후 2년간 GDP 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고, 나는 이런 전망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작년 세계 GDP 성장률 추정치는 3.1%에 머물렀다. 무역 성장률은 같은 기간 2.7%에서 1.9%로 떨어졌다.

올해도 IMF는 세계 GDP 성장률이 앞으로 2년간 높아지고, 무역은 2배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미국의 경제 성장에 힘입어 세계 경제도 좋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IMF는 미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과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에 각종 경제지표와 증시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토대로 이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IMF는 다가올 혼란을 간과했다. 트럼프 정부가 무역 협정을 재검토하고 무역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하면 경제 성장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트럼프 정부는 세계 경제가 취약한 시점에 게임의 규칙을 바꾸려고 하고 있어 우려가 크다.

먼저 수입품에 관세를 물리겠다는 정책은 위험하다. 관세를 부과하면 당장 미국 소비자부터 타격을 받는다. 다른 국가들의 방어나 보복이 이어질 경우 무역은 더욱 위축될 것이다.

트럼프의 '기업 때리기'는 더 큰 문제다. 트럼프는 미국 제조사의 최대 골칫거리로 부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에 친분이 있는 사람을 물색하고 트럼프의 트위터를 분석하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있다. 트럼프라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를 맞이한 기업들 입장에선 규제 완화라는 호재에도 힘을 못 쓰고 있다. 정부의 기업 개입은 새로운 규제를 낳는다.

카스 선스테인 하버드대 교수는 "특정 기업에 정부의 요구를 이행해달라고 부탁하는 식의 국정 운영은 투명성과 공정성이라는 시장경제 원칙을 파괴한다"고 지적했다.

아직은 세계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지만, 환상은 언젠가 깨질 것이다. 이미 금융시장은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 인상을 예상보다 늦출 것이라는 믿음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정부의 보호주의 정책이 세계 무역 정체, 물가 상승, 달러화 강세로 이어지면 미국 수출 기업부터 타격을 받을 것이다.

아쇼카 모디 미국 프린스턴대 객원교수 기고자 : 모디,아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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