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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IT 기업들이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부터였다.

1980~1990년대까지 디스플레이 시장은 소니·파나소닉·샤프 등 일본 기업이 장악했다. 소니의 주력 상품이었던 '트리니트론' 브라운관 TV는 누적 2억8000만대가 팔릴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고, 샤프는 디스플레이 제품의 표준 기술인 액정표시장치(LCD)를 처음 상용화하는 등 기술력에서도 두각을 보였다. 그 결과 1998년 일본 기업의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은 80%에 달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부터 한국 기업과 대만 기업이 본격적으로 디스플레이 시장에 뛰어들자, 디스플레이 업계에도 지각변동이 일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2000년대 초반 한국·대만 기업이 적자를 감수하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것과 달리, 단기 실적에 집착한 일본 기업들은 신기술 투자에 나서지 못했던 점을 일본 디스플레이 산업 몰락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 시장이 LCD 중심으로 재편되는 와중에 후발 주자가 선두 주자였던 일본 기업을 앞지를 기회를 줬다는 것이다. 2006년 일본의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은 16%까지 추락했다.

2010년 무렵부터 발광다이오드(LED) 기술이 주목받기 시작한 가운데, 앞서는 한국 기업을 추격하는 중국·일본 기업의 기세가 치열하다. 특히 중국 기업들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값싼 노동력을 무기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기업들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디스플레이 시장의 무게중심은 점차 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옮아가는 추세다. 애플도 차기 아이폰 모델을 LCD 대신 OLED 패널로 바꿀 계획이다. 2016년 현재 OLED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가 95%를 점유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위원은 "일본·중국이 중소형 OLED 신규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한국 기업들의 양산 능력과 기술력을 감안하면 앞으로 3년 동안은 한국 기업들이 독과점적인 공급 구조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래픽] LCD·OLED 패널 시장 규모 기고자 : 남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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