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靑 문턱 못넘은 특검… 黃대행에 협조 요청도 불발

청와대 압수수색 무산
    김정환 신수지

    발행일 : 2017.02.04 / 종합 A5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3일 특검보 2명과 수사관 등 20여명을 대거 청와대로 보내 강제 압수 수색을 시도했으나 박근혜 대통령 측의 반발에 부닥쳐 청와대 문턱을 넘지 못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청와대에 '압수 수색을 하겠다'고 통보했다. 박충근·양재식 특검보는 오전 10시 청와대 민원실인 연풍문 건물에 도착해 압수 수색 영장을 제시하며 청와대 경내(境內) 진입을 시도했다. 영장에 들어간 '압수 수색 장소'에서 대통령 관저(官邸)는 제외됐으나 비서실장실과 민정수석실, 경제수석실, 경호실, 의무동 등 10군데가 포함됐다. 영장 집행 시한은 통상의 일주일보다 훨씬 긴 이달 28일까지다. 특검팀은 영장에 박 대통령을 뇌물수수·직권남용 혐의의 피의자로 규정했다고 한다. 특검팀 관계자는 "그간 조사를 통해 나온 모든 혐의를 넣었다"고 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오후 2시쯤 비서실장과 경호실장 명의로 된 '불승인 사유서'를 내밀자 특검팀은 빈손으로 발길을 돌렸다.

    강제 압수 수색 불발은 예고된 것이었다. 형사소송법상 청와대 같은 군사·공무상 비밀 시설은 해당 기관 책임자의 승낙이 있어야 압수 수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국가 기밀 누설 우려로 인한 국익 훼손'을 내세워 불허(不許)하면 수사기관이 강제로 진입할 방법이 마땅치않다. 이로 인해 앞서 2005년 '유전 개발 의혹' 특검과 2012년 '이명박 대통령 사저(私邸) 의혹' 특검 등도 청와대에서 자료를 임의 제출 받는 데 그쳤다.

    하지만 특검팀은 "청와대가 '국정 농단' 관련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진 상황이어서 청와대가 주는 자료를 받는 방식으로는 압수 수색의 효과가 없다"며 '직접 수색'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특검팀은 지난 보름가량 청와대의 '방어벽'을 뚫을 논리를 찾기 위한 법리 검토 작업도 벌였다. 해외 사례까지 들춰보며 찾아낸 카드가 황교안 대행에게 '협조'를 구하는 방법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황 대행이 사실상 거절하면서 '강제 수색'은 물 건너가게 됐다. 이규철 특검보는 "(황 대행이 거부하면) 상황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실효적으로 필요한 자료를 받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청와대에 자료를 요구해 받아오는) '임의 제출'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법조계 일각에선 황 대행의 협조를 얻어보겠다는 특검팀의 시도는 법률적·현실적으로 다소 무리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법률에 뚜렷하게 나와 있지 않은 방식으로 하는 게 효과가 있을 것 같지 않다"고 했다. 다른 검찰 출신 변호사는 "특검 측과 대통령 측이 모두 정치적 명분 싸움을 하느라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다"고 양측을 싸잡아 비판했다.

    특검팀은 다음 주 후반쯤 박 대통령 대면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을 상대로 대기업들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774억원을 거둔 혐의(제3자 뇌물수수), 삼성이 최순실씨를 지원하도록 한 혐의(뇌물수수),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CJ 이미경 부회장을 퇴진하도록 압박한 혐의(강요미수)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 공여 혐의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를 압수 수색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영장 재청구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으나 이 부회장을 기소는 한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삼성이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한 이후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도움을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수첩에서 '재임 기간 내에 삼성의 경영권 승계를 도와주라'는 박 대통령의 지시를 담은 메모를 확보했다.

    [그래픽] 청와대 강제 압수 수색 왜 어려운가
    기고자 : 김정환 신수지
    본문자수 : 1854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