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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物相] 프랑크푸르트

    최원규

    발행일 : 2017.02.04 / 여론/독자 A26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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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에게나 먼 타국에서 맺은 인연은 각별하다. 중국 공산혁명 동지였던 저우언라이(周恩來)와 덩샤오핑(鄧小平)의 인연도 1920년대 프랑스 유학에서 시작됐다. 덩은 "나에게 저우는 언제나 형이었다"고 했다. 둘은 훗날 귀국해서도 와인과 치즈를 즐겼다고 한다. 프랑스 추억이 그만큼 깊었을 것이다. 개혁·개방을 주창한 덩은 문화혁명 때 숙청 위기에 몰렸으나 저우의 노력 덕에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뉴욕 한인 사업가였던 김혁규 전 경남지사와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정치에 입문한 것도 미국에서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과 맺은 인연 덕이었다. 가방 장사를 하던 김혁규는 전두환 정권 시절이던 1980년대 중반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던 김영삼을 경제적으로 지원한 뒤 국내로 돌아와 경남지사와 국회의원을 지냈다. 가발 장사를 했던 박지원도 정치적 망명 생활을 하던 김대중을 후원한 인연으로 'DJ의 남자'가 돼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고 당대표에까지 올랐다.

    ▶최순실씨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맺은 인연들이 화제다. 프랑크푸르트는 최씨가 남편이었던 정윤회씨와 25년 전 제법 큰 식당을 운영했던 곳이다. 남편을 처음 본 것도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비행기 안이었다고 한다. 그때만 해도 이곳이 최순실 사태의 한 무대가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그곳에서 한국서 파견 나온 은행 본부장, 대기업 직원, 항공사 지점장 등이 최씨와 엮였다. 최씨는 이 인맥을 빠짐없이 챙겼다. 나중에 자기 사업에 활용할 목적이었다.

    ▶작년 5월 삼성전기 전무에서 일약 주미얀마 대사로 발탁된 유재경씨가 대표적이다. 유씨는 10여 년 전 대학 후배인 이상화 KEB하나은행 본부장과 프랑크푸르트에서 근무하면서 가깝게 지냈다. 이 본부장은 최씨 재산 관리를 도와줬다고 한다. 이 본부장이 유씨를 대사 후보로 최씨에게 추천했다. 유씨는 작년 3월 이 본부장에게 '못난 선배 챙겨줘서 고마우이'란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 문자 때문에 유씨가 최씨라는 배경을 진술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 본부장도 최씨에게 청탁해 지난해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대한항공 프랑크푸르트 지점장도 최씨에게 연임을 청탁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프랑크푸르트 무역관장을 지낸 이가 지난해 한국국제협력단 이사장에 오른 것도 최씨 입김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고 한다. 나중에 최씨가 딸과 함께 도피한 곳도 프랑크푸르트 인근이었다. 프랑크푸르트는 괴테의 고향으로 유럽 교통과 금융 중심지다. 차범근이 뛴 분데스리가 팀이 있어 친숙해진 곳이기도 하다. 이제 그곳에 가면 최씨를 떠올리게 될까.

    기고자 : 최원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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