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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한국 해운 산업 몰락 '최순실'보다 더 큰 罪

    발행일 : 2017.02.04 / 여론/독자 A27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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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영난에 몰려 법정관리를 받아오던 한진해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이 2일 회생 절차 폐지 결정을 내렸다. 이달 중순 파산 선고까지 나오면 세계 7위까지 올랐던 한국의 대표 해운사가 간판을 내리게 된다. 국내 2위 현대상선 역시 글로벌 해운 동맹에 정식 가입하는 데 실패하면서 변방으로 밀려났다.

    해운업의 몰락은 막을 수 없었던 것이 아니다. 일차적 책임은 경영 실패다. 하지만 정부는 한진해운의 유동성 위기를 넉 달이나 방치했다. 그 사이에 양대 해운사를 합쳐서 구조를 개혁하는 등으로 활로를 얼마든지 모색할 수 있었다.

    정부가 뒤늦게 대책 마련에 들어간 뒤에도 금융위원회·해양수산부 등 관련 부처는 칸막이를 친 채 서로 떠넘기기에 몰두했다. 컨트롤타워 기능은 아예 없었다. 모든 공직자가 국익 대신 자기 앞만 보았다. 이에 대한 비판이 비등하자 박근혜 대통령은 문제를 고치지 않고 이미 경영권을 잃어버린 기업인만 비난했다. 박 대통령이 "정부가 도와줄 것이란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하자 사태는 돌이킬 수 없게 됐다.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의 전략 산업이 어이없게 무너진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 정부도 자국의 해운 산업을 망하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프랑스는 경영난을 겪는 자국 해운사에 6조여원을 쏟아부었고, 독일 정부도 약 2조원을 지급보증해주며 살려냈다. 대만 정부도 자국 해운사에 구제금융 2조여원을 지원키로 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 관료들은 "민간 기업 문제엔 개입하지 않는다"는 이상한 논리로 국가 전략 산업의 파산을 방치했다. 기간(基幹) 인프라인 해운업을 어떻게 회생시키고 한진해운의 핵심 역량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전략적으로 고민하는 사람은 정부 내에 아무도 없었다.

    대통령은 국가 전략 산업에 대한 이해가 없고 관료들은 그 아래서 책임지지 않을 궁리만 한다. 과정은 보지 않고 결과만을 따지는 국회가 이런 풍조를 더 부채질한다. 이 무능과 무책임이야말로 최순실 사태보다 더 큰 죄(罪)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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