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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박모씨는 2010년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을 하면서 부모와의 관계가 악화됐다. 어머니는 수시로 집에 찾아와 소란을 피웠고 전화로 폭언을 했다. 또 아들 박씨가 교수로 있는 대학에 찾아가 벽보를 붙이고 1인 시위를 하면서 총장과 이사장에게도 아들을 중징계해달라는 탄원서를 냈다. 박씨는 2011년 어머니를 상대로 접근금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냈다.

반대로 부모도 2011년 박씨를 상대로 "보험금 2억6000만원과 유학 자금 5억원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다. 아들 명의로 들어 둔 연금보험의 보험금을 낸 게 자신들이기 때문에 돈을 돌려달라는 거였다. 그렇지만 법원은 "보험 계약자와 수익자가 모두 아들로 돼 있기 때문에 부모가 달라고 할 권리가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부모는 결국 2015년 아들 박씨를 상대로 법원에 '부모 자녀 관계를 끊도록 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부모 자녀 관계를 출생 시부터 소급해서 단절하고, 앞으로도 상속 등의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서울고법은 이에 대해 "부모 자식 간에 극심한 분쟁이 지속되면서 관계를 회복하기 힘든 상황에 이른 것은 인정되지만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소송으로 끊을 수 없다"며 소송을 각하(却下)했다. 지난해 8월 1심도 "우리 법률에는 부모 자녀 관계를 단절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고 했다. 소송을 낼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기고자 : 양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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