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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T 위즈 투수 주권(22)이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중국 대표팀으로 출전하게 됐다.

KT 구단은 5일 "중국야구협회의 요청과 본인의 의사, 몸 상태 등을 고려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WBC 출전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1995년 중국 지린(吉林)성에서 태어난 중국 교포 주권은 2005년 한국으로 건너와 귀화했으며 한국과 중국, 2개 국적을 지니고 있다.

WBC 출전 규정은 매우 개방적이다. 부모, 조부모와 연결고리만 있어도 해당 국가 대표팀 출전 자격을 부여한다. 축구의 경우엔 FIFA(국제축구연맹)가 '국가대표 A매치 공식 경기에 출전한 선수는 국적을 바꿔도 다른 나라 대표로 뛸 수 없다'고 강력하게 국적 변경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WBC는 '혈통'만 증명해도 될 정도로 선수의 국가 선택 폭을 넓혀 놓았다. 야구의 전 세계 보급이 목표이기 때문에 인기가 높지 않고 대중적이지 못한 나라도 어느 정도 전력을 끌어올린 상태에서 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실제 LA 다저스에서 박찬호와 호흡을 맞췄던 이탈리아계 포수 마이크 피아자는 1회 WBC 당시 '할아버지의 나라'인 이탈리아 대표팀 소속으로 뛰었다. 보스턴 레드삭스 강타자였던 자니 데이먼은 2013년 대회 지역 예선에서 어머니 나라인 태국 유니폼을 입었다. 둘 다 국적은 미국이었다.

2013년 3회 대회 때 이탈리아가 캐나다, 멕시코 등 야구 강국을 제치고 2라운드에 진출한 것은 이 제도를 충분히 활용한 덕이었다. 이탈리아 혈통 미국인인 닉 푼토, 크리스 데노피아, 알렉스 리디, 앤서니 리조 등 현역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이탈리아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들은 이번 대회에도 이탈리아 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예선 1라운드에서 한국과 맞붙는 이스라엘도 이 제도의 수혜자다. 이스라엘에선 야구가 인기 없는 스포츠이지만, 대표팀은 유대계 미국인들을 대거 포함시켰다. 지역 예선에 출전한 이스라엘 선수 28명 중 26명이 미국 국적이었다. LA 다저스의 젊은 슬러거인 작 페더슨은 마이너리그에서 뛰던 2013년 이스라엘 대표로 출전한 바 있다.

이번엔 아이크 데이비스와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의 제이슨 마르키의 출전이 유력하다. 이스라엘은 최근 유대계 선수 10명을 초청해 국가대표로서의 정체성을 갖도록 교육도 했다.

한국도 이 규정을 통해 전력을 보강할 수 있다. 행크 콩거(최현·탬파베이 레이스)나 뉴욕 양키스 내야수 롭 레프스나이더(한국명 김정태)는 순수 한국인 피를 지닌 교포 선수들이다. 이 밖에 외할머니가 한국인인 타이슨 로스(샌디에이고 파드리스)-조 로스(워싱턴 내셔널스) 형제도 태극 마크를 달고 WBC 무대를 누빌 수 있다. 한국이 속한 WBC 1라운드 A조 예선은 3월 6일 개막한다.

기고자 : 강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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