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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트럼프 때리는 정치권·언론… '취임後 100일 허니문' 실종

友軍 공화당 내부서도 비판, 역대 대통령 '허니문'과 대조적
    조의준

    발행일 : 2017.02.07 / 종합 A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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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2주 남짓 동안 미국이 들끓고 있다. 취임 후 100일 동안 정치권과 언론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는 허니문 기간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정치권, 사법부, 언론 등이 얽혀 날카로운 설전을 주고받고 있고, 전국 각지에서는 반(反)트럼프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미 프로풋볼(NFL) 수퍼볼 경기를 보고 커피를 마시는 일상에서도 정치적 성향을 고민하는 일상의 정치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친(親)트럼프 성향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정치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양극화(兩極化)돼 공화·민주 양당의 지지가 필요한 여러 문제가 아예 논의되지 못할 수도 있다"며 "대선 직후보다 리스크(위험)가 더 커지고 있다"고 했다.

    허니문 실종…샌더스 "트럼프는 사기꾼"

    미국에선 신(新)정부가 들어서고 100일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새 정부는 이 기간을 이용해 국가 운영의 틀을 짠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취임 한 달 만에 8000억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통과시켰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2001년 취임 초 감세 법안을 의회에 상정해 그해 6월 통과시켰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슬람 7개국 국민의 입국을 막는 '반(反)이민' 행정명령이 극심한 정치적 분열을 낳고 사법부에 의해 제동이 걸리면서 100일 구상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송유관 건설, 금융 규제 완화 등 다른 정책에 대한 저항의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애플·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 등 97개 미국 IT 기업들은 5일 제9연방 항소법원에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항의하는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각) 트위터에 "(행정명령에 제동을 건) 판사 한 명이 우리나라를 그렇게 위험에 빠뜨리는 것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며 "만약 어떤 일이 일어난다면 그와 사법체계를 비난하라"고 했다. 그는 전날에도 "소위 판사(so-called judge)라는 자의 의견이 터무니없다"고 했었다.

    이런 잇단 판사 공격에 대해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CNN에 출연해 "때로는 (판결에) 실망하지만, 판사들을 개인적으로 비난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공화당의 벤 새스(네브래스카) 상원의원도 "우리한테는 '소위 판사'도 '소위 상원의원'도 '소위 대통령'도 없다. '진짜 판사'만 있을 뿐"이라고 했다. 민주당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월스트리트 금융 규제 완화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을 '이 사람(this guy)'이라고 부르면서 "무례하게 굴고 싶지 않지만, 그는 사기꾼"이라고 했다.

    일상이 '정치화' 되는 미국

    CNN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일상이 '정치화' 됐다"며 "지금껏 이런 적은 없었다"고 했다. 이날 텍사스 휴스턴에서 열린 수퍼볼 경기에선 정치적 메시지가 넘쳐났다. 수퍼볼은 미국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로 이날 TV 광고는 각 기업이 사활을 걸고 제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는 광고에서 다양한 인종의 얼굴을 연이어 보여준 뒤 "당신이 받아들일수록 세계는 더 아름다워진다"며 '우리는 받아들인다'는 의미의 해시태그(#WeAccept)를 달았다. 코카콜라는 무슬림을 비롯한 다양한 인종 사람이 서로 다른 언어로 '아름다운 미국(America the Beautiful)' 노래를 부르는 2014년 수퍼볼 광고를 재방영했다. 축하 공연을 한 레이디 가가는 반트럼프 시위대가 자주 부르는 '이 땅은 너의 땅(This Land is Your Land)'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이제 커피를 마실 때도, 온라인 쇼핑을 하면서도 정치적 성향을 따져야 한다는 푸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스타벅스는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발해 1만명의 난민을 고용하겠다고 발표했고,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은 행정명령과 관련된 소송전에 참여해 반트럼프 진영의 선봉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시위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날 수퍼볼 경기장 앞에도 반트럼프 시위대가 몰렸고, LA 등 주요 도시에선 수천 명이 송유관 건설 반대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전날인 지난 4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휴가를 보내고 있는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 앞에서 3000여명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허니문 없는 대통령의 현실"이라고 했다.

    [그래픽] 미국 주요 대통령들의 취임 후 100일 / 저항 거센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정책
    기고자 : 조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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