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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승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저우루이양 九단 / 黑 박정환 九단

〈제2보〉(22~38)=박정환은 지난 연말 바둑대상(大賞) 시상식서 그랑프리에 해당하는 최우수기사상(MVP)을 2년 연속, 통산 3번째 받았다. 10돈 순금 메달을 목에 건 그는 "아직 실력이 부족한 데다 큰 승부에 약한 것 같다"는 수상 소감을 내놓았다. 3년 넘게 한국 톱랭커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서도 두 차례 세계 제패에 그친 데 대한 반성문(?)이었다. 여전히 동료들에게 강펀치를 휘두르고 있는 그가 새해엔 국제 무대서도 펄펄 날게 될지 기대된다.

흑이 ▲로 걸쳐간 장면. 22의 두 칸 낮은 협공에 4분을 썼다. 23의 양걸침이 놓이면서부터 템포가 빨라진다. 29까지는 흔히 등장하는 정석. 다음 30이 다소 의외였다. 요소임엔 분명하지만 지금은 참고 1도 1로 어깨를 짚어 중앙을 장악하는 게 좋았다는 결론. 흑 4면 5가 준비돼 있다.

흑이 곧바로 31에 이어 준동하니 전운(戰雲)이 짙어져 간다. 37까지 일사천리. 도중 35로 참고 2도의 진행을 택하지 않은 것은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뜻. 백은 여기서 '가'로 또 한 번 늘 수도 있으나 38을 택했다. '나'의 치중을 노리는 급소. 흑은 이 장면에서 '가' 자리를 두들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