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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 개막을 1년 앞둔 평창이 '미리 보는 올림픽'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달 열린 극동컵 국제스키대회와 5일 막을 내린 크로스컨트리 월드컵과 노르딕 복합 월드컵은 '맛보기'였다. 9일 강릉에서 열리는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을 시작으로 4월 아이스하키 여자세계선수권대회(디비전2 그룹A)까지 12개의 테스트 이벤트가 열린다.

동계스포츠의 세계적 스타들도 몰려온다.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선 '장거리 황제'라 불리는 스벤 크라머르(31·네덜란드)가 빙판을 질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동계올림픽 통산 금메달3, 은2, 동 2개를 딴 크라머르는 지난달 30일 한국에 입국해 대회가 열릴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컨디션을 조절하며 적응 훈련을 하고 있다. 크라머르는 올림픽 남자 5000m에서 3연패(連覇)를 정조준하고 있다.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한국의 '빙속 여제' 이상화(28)도 이번 대회에 나선다. 이상화는 "이번 시즌엔 무릎 부상 때문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강릉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뛰겠다"고 말했다. 평창 올림픽을 은퇴 무대로 삼을 예정인 장거리의 간판 이승훈(29)도 매스 스타트에 나선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1만m 금메달과 5000m 은메달, 2014 소치 올림픽 팀추월 은메달을 딴 그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다.

'스노보드 지존' 숀 화이트(31·미국)는 12일 보광 스노경기장에서 열리는 스노보드 월드컵에 출전해 화려한 공중 묘기를 선보인다. 화이트는 2006 토리노, 2010 밴쿠버올림픽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원통을 반으로 잘라놓은 모양의 경기장)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금메달을 걸었다. 2014년 소치에서 올림픽 3연패를 노렸지만 엉덩방아를 찧으며 4위에 그쳤다. 화이트는 "평창에서 반드시 명예회복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한국 스노보드에선 이상호(22)가 한국 설상(雪上) 종목의 올림픽 첫 메달을 향한 시동을 건다. 그는 지난해 12월 스노보드 월드컵 평행대회전 4위에 올랐다. 월드컵 4위는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최고 성적이었다. 이상호는 월드컵에 도전한 지 3년 만에 4위까지 올라가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한국을 찾는 세계적인 스타 중에는 일본의 피겨 천재 하뉴 유즈루(23)도 있다. 지난해 12월 ISU(국제빙상경기연맹)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하며 대회 4연속 우승을 달성한 하뉴는 16일부터 19일까지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리는 ISU 사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남자 싱글 역대 최고점(330.43점)을 보유 중인 하뉴는 소치에 이어 평창에서 2연속 금메달을 조준하고 있다.

스켈레톤의 '무관의 제왕' 마르틴스 두쿠르스(33·라트비아)도 한국에 온다. 두쿠르스는 2009년부터 6년간 월드컵 1위 자리를 지키며 남자 스켈레톤을 지배했던 최강자지만, 정작 올림픽에선 금메달 없이 은메달만 2개를 땄다. 두쿠르스는 3월 17~19일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리는 봅슬레이&스켈레톤 월드컵에 나설 예정이다.

썰매 불모지 한국에서 세계 정상급 반열에 오른 남자 스켈레톤의 윤성빈(23)과 남자 2인승 봅슬레이의 원윤종(32)·서형우(26)도 한국에서 열리는 첫 썰매 월드컵 우승을 노린다. 윤성빈은 이번 시즌 세계 랭킹 경쟁에서 두쿠르스와 1·2위를 다투고 있다.

원윤종·서형우는 7년 전 아스팔트에서 모형 봅슬레이를 밀고, 국제대회에 나가선 다른 나라 선수들이 썼던 썰매를 빌려 타며 실력을 키웠다. 현 세계 랭킹은 4위. 지난달엔 한때 세계랭킹 1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윤성빈과 두쿠르스의 대결, 원윤종·서형우의 질주는 '한국 썰매의 기적' 예고편이 될 수 있다.

스키에선 미녀 스타들이 출동한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여자 회전 종목에서 역대 최연소(19세)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미카엘라 시프린(22·미국)은 다음 달 정선 스키 월드컵에 출전한다. 스키의 원조 미녀 스타인 린지 본(32·미국)도 올겨울 한국을 찾는다. 타이거 우즈의 옛 연인으로도 유명한 본은 FIS(국제스키연맹) 월드컵에서 여자 선수로는 최다인 77번 정상에 오른 선수다. 올림픽 금메달은 2010 밴쿠버올림픽 활강 종목 1개가 전부다. 부상 등 불운이 겹쳐 2006 토리노, 2014 소치 대회는 출전하지 못했다. 평창올림픽 홍보 대사로 활동 중인 본은 "평창에서 전설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기고자 : 임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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