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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셰일가스와 지진

셰일가스 채굴 후 지진 잦아졌다는데…
    송준섭

    발행일 : 2017.02.07 / 특집 A26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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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미국 중부에 있는 오클라호마주에 지진이 잦아지면서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어요. 2015년에는 오클라호마주에서만 5000번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미국에서 가장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지역이지요.

    사실 오클라호마주는 지진이 거의 없던 지역이었어요. 2009년 이전에는 진도 3.0 이상의 지진이 일 년에 한두 번 일어나는 정도였지요.

    하지만 최근에는 지진이 끊이지 않는 데다 그 강도도 점점 세지고 있어요. 지난해에는 진도 5.0 이상의 강진이 세 차례나 발생했다고 합니다. 오클라호마주 주민들은 "셰일가스 채굴이 시작되면서 지진이 심해졌다"고 말해요.

    ◇셰일가스, 어떻게 채굴하기에…

    미국지질조사국(USGS)도 "오클라호마주 외에 텍사스, 오하이오, 캔자스 등 8개 주에서 셰일가스 시추로 인한 지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합니다. 고유가를 틈타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떠오른 셰일가스와 셰일오일이 지진을 부르고 있다는 것이죠.

    퇴적암의 일종인 셰일(shale)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셰일 지층에서 가스를 채굴하게 된 건 최근 일입니다. 셰일층은 천연가스·원유 유전보다 더 깊은 지하에 있는 데다 가스가 잘 통과하지 않아 셰일을 직접 부숴야만 가스를 채굴할 수 있어요. 천연가스·원유와 달리 셰일가스는 지층에 넓게 퍼져 있어 채집하기가 어려웠답니다.

    셰일가스는 근래 채굴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어요. 최근 셰일 유전에서는 수평 시추 기법과 수압파쇄법을 사용해 셰일가스를 채굴한답니다.

    수평 시추 기법은 넓게 흩어진 셰일가스를 효과적으로 채굴하는 방법이에요. 우선 한 달 정도 셰일층이 있는 지하 깊은 곳까지 수직으로 시추관을 뚫어요. 시추관이 셰일층에 도달하면 더 이상 아래로 들어가지 않고 시추관의 방향을 수평으로 돌립니다. 최장 3㎞까지 수평 방향으로 시추관을 판 뒤 셰일층에 구멍을 내어 가스를 채굴해요. 시추관이 수평으로 나 있어 넓은 면적에서 나오는 셰일가스를 채굴할 수 있지요.

    셰일층에 구멍을 낼 때는 수압파쇄법을 씁니다. 시추관이 지나가도록 뚫은 구멍에 모래와 화학물질이 섞인 물을 아주 강하게 분사하는 방식으로 셰일을 잘게 부수는 거죠. 지상에서 위로 쏘면 1㎞ 높이까지 물이 솟을 정도의 힘으로 셰일층에 물을 뿌려요. 이렇게 한 번 셰일층을 부술 때 사용되는 물의 양은 약 6만5000명이 하루 동안 쓸 수 있을 정도로 많답니다.

    이렇게 많은 물을 세게 주입하면 셰일층이 깨지고, 여기서 생긴 셰일가스가 수압에 밀려 시추관을 타고 지상으로 올라오게 됩니다.

    ◇셰일가스와 지진·환경오염

    과학자들은 수압파쇄법에 사용된 뒤 버려진 물이 지진을 일으킨다고 말합니다. 셰일층을 부수고 셰일가스를 지상으로 밀어낼 때 사용된 물은 40% 정도 지상으로 회수되지만, 나머지는 지하 어디론가 사라져버려요. 사라진 물이 어디로 가는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는데, 학자들은 셰일층에 남아 있거나 그 아래 지반까지 내려가는 것으로 보고 있어요. 이 물이 지층 사이의 빈 공간을 채우면서 지진이 잦아졌다는 것이죠.

    지층 사이의 빈 공간에 물이 들어가면 왜 지진이 잦아질까요? 지진은 지층과 지층이 서로를 밀다 어긋날 때(단층) 발생합니다. 그런데 지층 사이의 빈 공간으로 엄청난 양의 물이 들어가게 되면 지층 사이의 마찰력이 떨어져 지층이 어긋나는 현상이 더 자주 나타나게 되는 거죠.

    아직 큰 인명 피해가 나진 않았지만 과학자들은 "셰일층을 부술 때 사용된 물이 수㎞ 떨어진 곳까지 흘러들어 가 지진을 일으킬 수 있고 10년 이상 지진을 유발하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최근에는 셰일가스 채굴이 지진뿐 아니라 지하수 오염이나 물 부족 현상을 낳는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요. 셰일가스와 셰일오일 채굴이 지진이나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도록 더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셰일가스, 지하수 오염시킨다?]

    셰일가스를 채취하기 위해 물을 셰일층에 넣거나 셰일층에 들어간 물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지하수가 오염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요. 실제로 셰일가스 시추 현장 주변에 있는 지하수에서 벤젠 같은 발암물질이 발견되기도 했답니다. 셰일가스 채굴로 인근 주민들이 물을 쓰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해요. 셰일가스 시추에 많은 물이 필요하다 보니 정작 주민들이 쓸 물이 부족해진 것이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액화석유가스(LPG)를 끈적하게 만들어 쏘는 LPG 파쇄법, 이산화탄소나 질소를 액체로 만들어 셰일층에 밀어 넣는 액화 기체 파쇄법 등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래픽] 셰일가스 채굴 과정 / 지진 부르는 셰일가스 채굴

    송준섭 과학칼럼니스트

    기획·구성=배준용 기자 junsam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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