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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28서 막판 28대28, 연장서 34대28… 이런 수퍼볼 역전극은 없었다

쿼터백 브래디 '수퍼 뒷심'… 패트리어츠, 팰컨스에 역전승
    강호철

    발행일 : 2017.02.07 / 스포츠 A2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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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FL(미프로풋볼리그) 챔피언 결정전인 제51회 수퍼볼이 열린 6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NRG 스타디움. 애틀랜타 팰컨스가 3쿼터 초반 터치다운에 성공해 28―3으로 25점 차 리드를 잡았을 때 모두 승부는 이미 끝났다고 봤다. 남은 22분여 동안 25점 차 열세를 뒤집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지난 수퍼볼 역사를 뒤져봐도 10점이 최다 점수 차 역전극이었다.

    하지만 쿼터백으론 역대 최다인 일곱 번째 수퍼볼 무대를 밟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베테랑 쿼터백 톰 브래디(40)는 생각이 달랐다. 그동안 자신의 손으로 4쿼터에서 뒤집은 승부만 해도 38차례였다. 더구나 브래디에게 51회 수퍼볼은 각별했다. 그는 하루 전인 5일 어머니 갈린(72), 아버지 톰 브래디 시니어(73)와 함께 수퍼볼 그라운드에서 가족사진을 찍었다. 18개월 동안 방사선, 물리치료를 받으며 투병 중인 그의 어머니 갈린은 다행히 상태가 호전돼 아들의 일곱 번째 수퍼볼을 지켜보기 위해 휴스턴을 찾았고, 브래디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가족사진을 자기 인스타그램에 올려놓았다. 그는 수퍼볼을 앞둔 인터뷰에서 "이번 승리를 어머니에게 바치겠다"고 공언했다. 어머니 갈린도 브래디의 아내인 브라질 출신 수퍼 모델 지젤 번천 등 가족과 '브래디의 리틀 레이디스'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몸소 응원에 나섰다.

    점수가 3―28로 벌어지는 동안 팰컨스 수비수들은 마치 패트리어츠의 공격 전술을 미리 알고 있는 것처럼 브래디가 패스하는 곳에는 어김없이 달려들었다. 브래디는 벤치 사인 대신 자신이 직접 상대 수비 흐름을 읽으면서 즉흥적인 공격 전술을 펼치기로 마음먹었다.

    브래디는 이후 4쿼터 종료까지 3개의 터치다운과 1개의 필드골, 그리고 터치다운 후 1점 보너스킥 대신 2점짜리 컨버전(conversion·2야드 앞에서 정상적인 공격으로 터치다운 시도) 플레이 두 개를 모두 성공시켜 28―28 동점을 만들어냈다. 25점 차로 뒤질 때까지 60.7%(28개 중 17개 성공)였던 브래디의 패스 성공률이 이후부터 4쿼터 종료까지는 78.6%(28개 중 22개)로 뛰어올랐다.

    동료도 공수에서 힘을 냈다. 12―28로 추격한 4쿼터 중반엔 팰컨스의 펌블(인플레이 상태에서 공을 놓치는 것)을 잡아내 공격권을 찾아왔다. 20―28이던 4쿼터 종료 2분28초 전 집중 수비 속에서 브래디의 23야드짜리 패스를 떨어뜨리지 않고 잡아내 동점 발판을 마련한 줄리언 에델만이 역전 드라마의 숨은 조연이었다.

    결국 승부는 수퍼볼 사상 첫 연장으로 넘어갔다. 브래디는 첫 공격권을 얻자 연거푸 4개의 패스를 성공시켜 상대 엔드존(터치다운이 인정되는 지역) 25야드 앞까지 전진해 제임스 화이트의 2야드짜리 결승 러싱 터치다운 발판을 마련했다.

    34대28. 극적인 역전승으로 경기가 끝나자 브래디는 냉정한 승부사답지 않게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펑펑 흘렸다. 브래디는 관중석에 있는 어머니, 아내 지젤 번천과 진한 포옹과 키스를 나눴다. 브래디의 목엔 번천이 경기 전 걸어준 목걸이가 걸려 있었다. 격렬한 몸싸움이 난무하는 미식축구에서 남편이 부상당하지 않기를 바라는 아내의 간절한 마음이 담긴 '부적'이었다.

    브래디는 통산 다섯 번째 팀 우승을 일궈내면서 역대 신기록인 네 번째 수퍼볼 MVP의 영예를 품에 안았다. '수퍼볼 기록 제조기'답게 이날 수퍼볼 한 경기 최다 전진 패싱 야드(466야드), 최다 패스 시도(62번), 최다 패스 성공(43회) 기록도 갈아치웠다.

    그는 이날 승리로 2년 전 자신의 이미지를 깎아내린 '디플레이트 게이트(바람 빠진 공 파문)'의 불명예도 씻어냈다. 2015년 1월 플레이오프에서 패트리어츠 구단 직원이 자기 팀 공격 때만 쿼터백이 던지기 편하도록 공기압이 기준치보다 낮은 공을 사용한 것이 밝혀졌고, NFL은 브래디에게 올 시즌 4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었다. 자신과 법정 다툼까지 벌인 로저 구델 NFL 커미셔너의 축하 인사와 함께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넘겨받은 브래디는 "우리가 이 트로피를 집(보스턴)으로 가져간다"고 외쳤다. 그의 동료인 대니 아멘돌라는 "브래디는 지도자이며 역대 최고의 선수다. 그것이 이번 수퍼볼 드라마의 결론이었다"는 찬사를 보냈다.

    [그래픽] 51회 수퍼볼은 '수퍼 수퍼볼' 이었다

    [그래픽] '기록 파괴자' 패트리어츠 쿼터백 톰 브래디

    기고자 : 강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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