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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3월 13일 퇴임) 후임 결정'도 불확실성에 빠졌다

"탄핵심판 영향 줄 수 있는 사안" 지명권 가진 대법원장, 결정 미뤄… 임명권자인 대통령은 '권한정지'… 헌법재판관 空席사태 오래갈 듯
    조백건

    발행일 : 2017.02.07 / 종합 A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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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승태 대법원장이 오는 3월 13일 퇴임하는 이정미(55) 헌법재판관의 후임 지명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후임자를 지명할 수도 없고,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법은 재판관 9명 중 3명은 대법원장이 지명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른바 '대법원장 지명 몫'이다. 이 재판관은 2011년 당시 이용훈 대법원장의 지명을 받아 이 경우에 해당한다.

    통상 신임 재판관 후보가 국회 청문회 등 인준 절차를 거쳐 재판관 임기를 시작하기까지는 30~40일가량이 필요하다. 이 재판관도 2011년 1월 31일 지명됐다. 정상적 상황이라면 벌써 후임 지명이 이뤄졌어야 하는 시점이다. 그러나 양 대법원장은 당분간 후임 지명을 미룰 것으로 알려졌다. 박한철 전 헌재소장 퇴임 후 헌재 소장 권한대행으로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의 재판장을 맡고 있는 이 재판관의 후임 지명을 둘러싸고 불거질 수 있는 논란 때문이라고 한다.

    대법원 관계자는 "후임 재판관 지명은 헌재가 진행 중인 탄핵 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으로 불필요한 구설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법조계에선 헌재가 이 재판관의 임기 만료 전인 3월 초쯤 탄핵 심판의 선고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헌재도 가급적 신속하게 선고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상황에서 양 대법원장이 후임을 지명하면 박 대통령 측에서 선고 시기를 늦추라는 요구가 거세지면서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양 대법원장이 지명을 마냥 미루기도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럴 경우 "사법부의 수장(首長)이 헌법재판관 공석(空席)이라는 헌법 위반 상황을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헌법은 '헌법재판소는 9명의 재판관으로 구성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법원 내에선 헌재가 탄핵 심판의 변론을 마감하면서 선고 시기에 대한 윤곽을 정하는 시점에 후임을 지명하는 절충안이 거론되고 있다. 논란을 최소화하면서도 '대법원장이 눈치를 본다'는 비판도 어느 정도 불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빠르면 이번 주 안으로 헌재의 심판 일정이 가시화되지 않겠느냐"며 "현직 법원장 등 4~5명을 이정미 재판관의 후임으로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 대법원장이 이 재판관의 후임을 지명하더라도 최종 임명까지는 '산 넘어 산'이다. 대법원장이 지명한 재판관은 국회의 인준 표결까지는 필요 없지만 청문회는 필수적으로 열어야 하고, 임명권자로 돼 있는 대통령이 현재 권한정지 상태이기 때문이다. '대통령 몫'인 박한철 전 헌재소장의 후임 소장도 '권한정지' 변수에 막혀 언제 결정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법조계에선 박 대통령 탄핵 심판의 선고가 있은 뒤에도 상당 기간 헌재가 재판관 7인 체제로 파행 운영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장영수 고려대 교수는 "재판관 7인 체제로는 헌재가 정상적인 헌법 해석과 심판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며 "대통령 탄핵 심판보다 그 이후의 문제가 훨씬 더 심각하다"고 했다. 이른바 '식물(植物) 헌재'가 현실화한다는 것이다.

    헌재에는 매년 2000건가량의 사건이 접수되는데, 헌재는 지난해 12월 9일 국회의 탄핵안 가결로 박 대통령의 탄핵 심판 사건 심리를 시작한 뒤 다른 사건 재판은 보류 중이다.

    과거에도 정치권의 이해 다툼으로 인해 헌재 재판관 공석 사태가 여러 차례 벌어졌다. 현 정권 초기 이동흡 소장 후보자가 낙마하고 소장 권한대행을 맡았던 송두환 재판관까지 퇴임하면서 7인 재판관 체제로 운영된 적이 있다. 학계에선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유럽 국가들처럼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전임자의 임기를 연장하거나, 예비재판관을 두고 결원(缺員)이 생겼을 때 임시로 충원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고자 : 조백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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