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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교수, 2020년까지 전원 성과연봉제

올해 채용 교수는 내년부터 적용
    김경필

    발행일 : 2017.02.07 / 종합 A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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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가 올해부터 새로 채용하는 교수들을 대상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고, 2020년까지 재직 중인 교수 전원에게 이를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서울대 교무처는 "올해 신규 채용할 교수 80여명을 대상으로 2018학년도부터 성과연봉제를 적용한다는 내용의 업무계획안을 지난달 학사위원회(학장단 회의)에 보고했으며, 이달 중 이사회 의결을 거쳐 시행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김기현 서울대 교무처장은 "2020년쯤엔 성과연봉제 적용 대상을 전체 교수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는 오는 11월까지 교수들의 성과를 측정하고, 그에 따라 연봉을 차등 지급하는 기준 모형을 개발할 계획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매년 교수들의 성과를 교육 40%, 연구 40%, 봉사(학교 보직 또는 학회·학술지 보직 수임 실적 등) 20% 정도의 비중으로 평가해 이듬해 연봉을 정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직 서울대 교수 2110명은 재직 기간이 길어질수록 봉급이 올라가는 호봉제(號俸制) 방식으로 보수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연공서열(年功序列)식 호봉제에선 근속연수만 많고 업적은 쌓지 않는 일부 교수들이 교육·연구에 매진하는 젊은 교수들보다 많은 보수를 받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따라 기존의 경직된 보수 체계를 성과에 따른 연봉제로 바꿔 교수들의 교육·연구 활동을 자극하겠다는 것이 서울대의 계획이다.

    서울대가 성과연봉제를 전격 도입하려는 이유는 일부 교수가 정년 보장을 받은 뒤 교육·연구를 소홀히 하면서 학교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한 자연과학 분야의 해외 석학 12명이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의 의뢰로 만든 2016년 보고서에서도 "연공서열식 교수 채용·승진 시스템이 서울대의 연구 역량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년 보장을 받은 교수들은 이전까지 보여주던 수준의 연구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2012년 서울대가 법인화(化)하면서 교수들도 공무원 신분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학교 측은 법인화 이후 4년 넘게 별도의 보수 규정을 만들지 않고 공무원 보수 규정을 준용해 호봉제를 유지해왔다.

    교육·연구 실적 등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성과상여금'이 있긴 했으나 비중이 작았다. 작년 기준으로 서울대 교수들이 받은 성과급은 평균 360여만원으로 교수들의 평균 급여인 1억600만원의 3.4%이었다. 작년에 성과급을 가장 많이 받은 교수와 연구 업적이 전혀 없어 성과급을 받지 못한 교수의 보수 차이도 900여만원에 불과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이미 정년이 보장된 교수들을 해임할 수는 없지만 성과연봉제를 통해 본연의 임무를 게을리하는 교수들이 받던 보수를 교육·연구에 적극적인 교수들에게 좀 더 많이 돌아가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대 교수들 사이에선 "학문적인 업적을 제대로 평가해 연봉에 반영하는 게 가능하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공과대학 소속 A교수는 "학문 분야마다 논문을 쓸 수 있는 환경이나 연구 성과가 갖는 가치 등이 각기 다른데 '논문 수'나 '논문 피인용 횟수' 같은 숫자 말고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객관적인 질적 평가까지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사회과학대학의 B교수도 "기업이 직원 대하듯 성과 위주로 교수를 평가하겠다는 것은 한국 대학 문화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고자 : 김경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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