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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는 7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 11차 변론에서 박 대통령 변호인단이 지난 1일 신청한 증인 15명 가운데 최순실(61·구속 기소)씨 등 8명을 채택한다고 밝혔다.

증인으로 채택된 사람은 최씨,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 방기선 전 청와대 행정관,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 김수현 고원기획 대표 등이다.

이들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및 모금에 관여하거나 최씨의 이권(利權) 사업을 도왔다는 의혹을 샀다. 헌재는 이 8명에 대한 증인 신문을 오는 16일과 20일, 22일 등 사흘에 걸쳐 열겠다고 했다.

증인들 가운데 최씨와 안 전 수석은 지난달 16일 국회 탄핵소추위원단과 박 대통령 측 모두 증인으로 신청해 증인 신문을 했다. 이번에는 박 대통령 측이 '추가 신문이 필요하다'며 재차 증인으로 신청했고, 헌재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변론 기일이 22일까지 잡히면서 2월 말 선고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헌재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헌재는 이날 변론 종결이나 선고 일시 등을 공개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헌재가 박 대통령 측의 증인 신청을 충분히 받아들여 '절차적 공정성'에 대한 논란을 불식시키면서 이정미 재판관(헌재소장 권한대행)이 퇴임하는 3월 13일 이전에 선고할 가능성은 여전히 작지 않다는 것이 법조계의 관측이다.

다만 채택된 증인들이 제때 출석할지와 박 대통령 측이 증인을 더 신청할지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박 대통령 측 이중환 변호사는 취재진이 '증인을 더 신청할 계획이 있느냐'고 묻자 "최대한 절제를 해서 (증인 신청을) 했다. 없다고 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탄핵소추위원인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대통령 측에서 소송을 지연시킬 목적으로 무더기로 신청한 증인을 헌재가 절반 이상 채택한 것은 지나치다"고 했다. 국회 측 황정근 변호사는 "박 대통령 측에서 신청한 증인이 예정된 기일에 나오지 않을 경우엔 증인 채택을 취소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언제 변론이 종결될지 기약할 수가 없다"고 했다.

이정미 소장 대행은 이에 대해 "재판부가 그 부분(재판 지연)을 생각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래서 한 (변론) 기일에 4명씩 (증인 신문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 측의 요구를 들어주면서도 증인 신문을 집중적으로 진행해 재판 지연을 막겠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헌재에 증인으로 나온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이 국장들이 제게 보고하려는 것을 막아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게 몇 차례 문제 제기를 한 적이 있다"며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민정수석실에서 (비위) 조사를 해서 김 차관이 곧 나갈 것 같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그냥 넘어가더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