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지난달 백두대간으로 옮겨진 백두산 호랑이 두 마리 중 한 마리인 '금강이〈사진〉'가 지난 3일 오후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금강이는 2011년 중국으로부터 기증받은 백두산 호랑이다.

7일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대전 오월드에서 경북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내 호랑이숲으로 이송된 금강이(열한 살)는 만성 신부전증을 앓다가 이송 9일 만에 숨졌다고 한다. 산림청은 호랑이의 건강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무리하게 이송했다가 뒤늦게 병세를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강이는 1921년 경북 경주에서 백두산 호랑이가 마지막으로 잡힌 후 96년 만에 한반도 남쪽 숲에 방사된 두 마리 호랑이 중 하나다. 금강이와 함께 옮겨진 두만이(열다섯 살)는 검사 결과 건강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산림청은 밝혔다.

부검 결과 금강이의 사인(死因)은 만성 신부전증으로 나왔다. 대전 오월드에 있을 때부터 앓고 있던 만성 신부전증에 이송 과정에서 받은 피로가 겹치면서 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수의사들은 보고 있다. 문제는 대전 오월드도, 산림청도 금강이의 상태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금강이는 대전에서 경북 봉화 수목원까지 5시간 동안 250㎞가량 이동한 뒤 먹이도 제대로 먹지 않고 이상 행동을 보였다고 한다. 산림청은 앞으로 2주 뒤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면 보다 정확한 사인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맹수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상태를 감추려는 습성이 있어 오월드 측에서 제대로 상태를 파악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