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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연방지법에서 제동이 걸린 후 즉각 항고했지만 항고심에서 결론이 뒤집힐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존 케리 전 국무장관 등 전직 고위 관료들과 애플 등 미국 대표 기업들까지 줄줄이 행정명령에 반대하면서 반(反)트럼프 전선에 합류하는 등 여론도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CNN 등은 6일(현지 시각) 반이민 행정명령의 부활 여부를 결정할 샌프란시스코 제9 연방항소법원의 심리가 속전속결로 진행돼 1주일 내에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했다. CNN은 "7일 오후 3시부터 진행될 항고심 심리에서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항소법원에서 어떤 결론이 나오든 이번 사건은 대법원까지 갈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지금 유럽과 중동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급진 이슬람 테러리즘의 위협은 매우 현실적이다. 법원은 빨리 행동하라"고 이른 결정을 촉구했다.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항고심에서 우리가 이기는 즉시 행정명령을 다시 가동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판부 구성은 트럼프 정부에 불리한 상황이다. CNN은 "항고심을 맡은 제9 연방항소법원은 공화당 의원들이 그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분할을 추진할 정도로 미국에서 가장 진보적 법정의 하나라는 평판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LA타임스도 "이번 사건 재판부 3명 중 1명은 온건 보수, 2명은 온건 자유주의 성향"이라고 분석했다. 재판부 성향으로 보면 시애틀 연방지법의 결정이 뒤집힐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이날 전직 고위 관료 10명, 97개 정보기술(IT) 기업, 법학자 280명도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한다는 집단 의견서를 항소법원에 제출했다. 고위 관료에는 존 케리 전 국무장관과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버락 오바마 정부 인사들과 빌 클린턴 정부 때 국무장관을 지낸 매들린 올브라이트 등 민주당 성향 인사가 많았지만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낸 마이클 헤이든 등 공화당 성향의 인사들도 포함됐다. 이들은 의견서에서 "반이민 행정명령은 미국의 국가 안보를 해치고 전장의 미군들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트위터, 우버 등 미국을 대표하는 IT 기업들은 "세계 각국에서 직원을 새로 뽑는 게 어려워지고 비용도 많이 들게 되는 데다 직원들의 여행 제한 때문에 사업하기가 어려워진다"고 했다.
당초 반이민 행정명령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원고로 나선 워싱턴주와 미네소타주 이외에 15개 주 법무장관과 워싱턴 DC도 이날 재판부에 행정명령을 막아달라는 의견서를 냈다. 여기에는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펜실베이니아주와 아이오와주도 참여했다.
캘리포니아주 등은 트럼프 대통령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상원 정책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주 경찰을 불법 체류 이민자 단속에 동원할 수 없도록 하는 '캘리포니아 가치법'을 승인했다. 트럼프가 5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캘리포니아주는) 여러 면에서 통제 불능"이라며 연방정부 예산 지원을 끊겠다고 위협하자 주의회 상·하원 의장, 주 법무장관 등이 모두 나서 반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플로리다주 탬파에 있는 맥딜 공군기지를 방문해 가진 연설에서 "미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받아들이고, 파괴하려는 사람들은 거부하는 강력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했다.
'언론 탓'도 계속했다. 그는 "언론에 나오는 부정적인 여론조사는 가짜 뉴스다" "부정직한 언론이 테러 보도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 등이 "제대로 보도 안 한 테러 사건이 없다"고 반박하자 백악관은 '언론이 적절하게 보도하지 않은 테러 사건'이라며 78건의 사건 리스트를 공개했다. 그러나 이 리스트엔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크게 보도됐던 2015년 샌 버나디노 총기난사 사건 등이 포함돼 있었다. 온라인매체 버즈피드뉴스는 "78건의 테러 사건 중 서방 매체가 보도하지 않은 건 상대적으로 파장이 작았던 7개 사건뿐"이라고 했다. 기고자 : 김덕한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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