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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카페리를 타고 제주도에 다녀왔다. 대형 선박인 만큼 웬만한 파도에도 울렁거리지 않았고 운항사의 선내외 서비스도 대단히 만족스러운 수준이어서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한 가지 문제는 승객들의 자리 선점 경쟁이었다. 특히 3등석인 일반 마루방의 경우 지정석제가 아니어서 먼저 차지하려는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었다. 개찰구에서부터 먼저 들어가려는 사람들의 실랑이가 끊이질 않았다.

특히 단체 관광객의 경우 마루방 선점은 여행의 질을 좌우하는 관건 같았다. 마루방을 선점한 단체객들은 둥글게 큰 원을 그리고 앉아 중앙에 음식을 펴는 식이어서 안 그래도 모자란 3등석 공간을 더욱 비좁고 복잡하게 만들고 있었다. 선사에서도 이런 행위를 자제시키려고 계도하긴 하지만 잠시뿐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선내 복도와 계단 아래, 심지어는 화장실 입구까지 자리를 찾아 앉은 승객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여객선은 언제 위급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 승객들이 좌석 공간이 아닌 곳곳에 산재한 상태에서 사태를 맞는다면 안전을 장담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마루에서 무리하게 공간 점령에 나서는 단체객의 자제가 필요하다. 선사에서도 지속적으로 안내해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용호·경남 사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