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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한 이후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그룹의 순환 출자(出資) 문제를 심사하면서 특혜를 주었는지 수사 중이다. 특검팀은 8일 김학현(60) 전 공정위 부위원장의 집을 압수 수색하고, 김 전 부위원장과 공정위 실무자들을 조사했다.

특검팀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한 뒤 두 회사의 주식을 모두 갖고 있던 삼성SDI의 지배력이 커졌고, 삼성 계열사들이 지분을 서로 돌려가며 보유하는 순환 출자 구조가 강화됐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삼성 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을 강제 매각하도록 하는 심사에 착수했다.

특검팀은 공정위가 2015년 10월 삼성SDI 측에 삼성물산 주식 1000만주(1조6000억원 상당)를 매각하라고 통보했다는 단서를 확보했다고 한다. 이 단서는 특검팀이 최근 공정위를 압수 수색하면서 확보한 실무자의 업무 수첩에 담겨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특검팀은 청와대 경제수석실이 개입해 두 달 뒤 삼성 SDI가 매각해야 할 삼성물산 주식은 원래의 절반인 500만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했다. 이 같은 정황 역시 공정위 실무자의 업무 수첩과 안종범 전 수석의 수첩에 담겨 있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이 실무자로부터 "나중에 문제가 될지도 몰라서 주식 매각 결정 과정을 수첩에 적어뒀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이 삼성 측의 청탁에 따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은 "처분 주식 규모를 놓고 공정위와 협의한 사실은 있지만, 청와대에 청탁을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특검팀은 우병우(50) 전 민정수석을 다음 주 중 소환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우 전 수석이 이석수(54) 전 특별감찰관의 감찰을 방해한 혐의(특별감찰관법 위반)와 문화체육관광부 국·과장급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직권남용·강요)를 수사 중이다. 특검팀은 우 전 수석의 여러 비리 의혹 중 특검법상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부분은 내사를 진행한 뒤 검찰에 이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고자 : 최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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