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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8일 "9일 대면조사는 받을 수 없고 특검과 일정 등에 대해 다시 협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초 청와대와 특검팀은 9일 청와대 비서동(棟)이 있는 위민관 건물에서 박 대통령 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7일 일부 언론이 이를 보도하자 청와대가 "특검이 비공개 약속을 깬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면서 '일정 재조정' 얘기가 나오게 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면조사 일정은 특검보 중 한 명이 누설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특검의 신뢰할 수 없는 태도에 대해 대통령 (형사사건) 변호인단이 강하게 항의를 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특검의 약속 위반에 대해 우리는 격앙된 분위기"라며 "이런 식으로 하면 특검과 제대로 대화할 수 있겠느냐는 입장이다"고 했다.

특검팀은 8일 공식적으로는 이 문제에 대한 언급을 꺼렸다. 이규철 특검보는 "대통령 조사와 관련해서는 일절 말할 수 없다. 말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있고, 질문도 받지 않겠다"고 했다. 이 특검보는 7일에는 "오는 10일 언저리에 조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었다.

특검팀 내부에선 청와대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한 특검팀 관계자는 "청와대가 격앙됐다고 하는데 우리도 격앙됐다"며 "(대면조사 일정 관련) 보도가 나오자마자 우리가 흘렸다는 식으로 지목하며 조사 못 받겠다는 식으로 나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다른 특검팀 관계자는 "대통령은 직무 정지 상태인데 대면조사 문제와 관련한 언급을 변호인이 하면 몰라도 청와대 관계자가 하는 게 맞느냐"고 하기도 했다.

양측이 대립하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특검 조사는 일단 며칠 미뤄질 공산이 크다. 청와대가 조사 자체를 거부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청와대 측은 "대통령이 (앞서) 특검 조사를 받겠다고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