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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이페이의 제21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제패로 중국은 마침내 세계 메이저 바둑 천하통일을 이뤘다. 응씨배(탕웨이싱), 바이링배(천야오예), 몽백합배(커제), 삼성화재배(커제), 춘란배(구리)를 포함해 사상 처음 메이저 석권을 달성한 것. 반면 한국은 1년 전 강동윤의 20회 대회 우승으로 유일하게 남아 있던 LG배마저 내주면서 2013년 이후 4년 만에 메이저 무관(無冠)국으로 전락했다.

중국의 메이저 대회 우승은 이번이 34번째로, 한국(58회)에 20여 회 차이로 접근했다. 2013년 이후 열린 18번의 대회 중 15번 우승을 휩쓴 덕이다. 한때 14연속 메이저 제패(2000년 8월~2003년 7월)를 작성했던 한국 바둑의 신화를 넘어설 기세다. 한국은 올봄 박영훈과 중국 탄샤오가 결승전을 벌일 제11회 춘란배에 무관 탈출의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다.

한국 바둑의 경쟁력 쇠퇴는 부실한 국내 무대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타이틀전의 급감으로 기사들은 실전 기회를 잃으며 사기도 크게 저하됐다. 상대적으로 중국의 바둑 열기는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단체전, 여성, 주니어 등 마이너 대회서도 중국이 맹위를 떨치고 있어 당분간 세계 바둑대회장은 온통 붉은색 오성(五星)기가 나부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