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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관객이 2010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는 소식은 영화 업계에는 커다란 충격입니다."

8일 서울 여의도 CGV 비즈니스관. 국내외 영화 시장을 결산하는 '영화 산업 미디어 포럼'의 발표자로 나선 서정(57) CJ CGV 대표의 입에서 장밋빛 전망이나 자화자찬(自畵自讚)은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한국 영화 관객은 2억1702만명으로 2015년 2억1730만명에 비해 28만명이 줄어들었다. 정체나 약보합세(弱保合勢)로 보이지만, 개봉 영화는 2015년 1203편에서 지난해 1573편으로 오히려 늘었다.

전체 관객은 줄어든 반면, 개봉 영화는 늘어나서 편당 평균 관객 수는 18만명(2015년)에서 13만명(2016년)으로 감소했다. 실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도 2015년 '베테랑' '암살'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등 3편에서 지난해 '부산행' 한 편으로 줄었다.

CGV 리서치센터가 CGV 회원을 대상으로 집계한 연령별 관객 분석에서는 30대 초반(30~34세) 관객의 비중 감소가 두드러졌다. 2012년에는 전체 영화 관객의 19.9%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15.7%까지 4.2%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통계청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30~34세 인구는 2010년 369만명에서 2015년 361만명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이승원 리서치센터 팀장은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해야 시간적·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문화 생활이 가능한데, 취업난(就業難)과 빠듯한 살림때문에 연애와 결혼마저 미루는 최근 'N포 세대'(연애·결혼·취업 등을 포기했다는 젊은이들을 일컫는 조어)의 특징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장르별 선호도 조사에서는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한다'고 응답한 30~34세 관객이 29.2%에 그쳤다. 전체 관객 평균(30.1%)보다도 낮은 수치다. 반면 45세 이상 중장년층 관객 비중은 꾸준하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에는 전체 관객의 5.3%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20.3%까지 증가했다. 매년 영화관을 찾는 횟수도 45세 이상(5.05회)이 45세 미만(4.64회)보다 오히려 많았다. 이 팀장은 "4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46.5%에 이르는 한국 인구구조 변화를 감안하면, 중장년층은 한국 영화의 핵심 관객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30대 관객이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서 영화에 관한 정보를 많이 접한다'고 응답한 반면, 45세 이상 중장년층은 TV 영화 소개 코너 등을 참조한다고 답변한 것도 차이를 보였다. 서정 대표는 "국내 영화 시장이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른 상황에서는 해외시장 진출만이 국제 경쟁력 강화 방안"이라며 "중국·미국·동남아·터키 등 해외 7개국 진출에 이어서 향후 러시아·인도 영화 시장 진출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래픽] 극장 관객 및 개봉 영화 편수 변화 / 연령대별 영화 관객 비중 변화 기고자 : 김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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