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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국에선 자체 핵무장, 전술핵 재배치, 미 전략 자산의 상시 배치 등의 다소 과격한 주장들이 끊이지 않았다. 북한이 작년에만 4·5차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 등을 잇따라 감행하며 핵 능력을 급속히 끌어올린 탓이다. 더구나 동맹에 대해 '안보 무임승차론'을 거론한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은 한국의 안보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하지만 미국 전문가들은 8일 콘퍼런스에서 "최근 방한한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언급대로 미국의 대한(對韓) 방위 공약은 흔들림 없이 유지될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차기 한국 정부의 태도"라고 했다.

조너선 폴락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조만간 들어설 한국의 차기 정부는 과거 정부가 미국과 체결한 안보 분야 합의들을 준수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를 예로 들며 "한국은 중국을 계속 설득해야 한다. 사드 배치는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국무부 동아태 수석부차관보를 지낸 에번스 리비어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도 "한국의 리더십이 바뀔 때 대북·대중·대일 정책이나 사드 배치 등의 문제에서 한·미 동맹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과거 (한국 진보 정권 집권 당시) 한·미 간에 이견이 생기기도 했는데 이런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전술핵 재배치 주장에 대해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라며 "미국의 지상 배치 핵무기는 오래전 미국의 핵무기 보유 목록에서 삭제됐다"고 말했다. 그는 "해상·수중·공중 플랫폼에 장착된 핵무기를 제거해 한국 내 지하 벙커에 배치하는 것은 오히려 반응시간을 연장하는 역효과를 초래해 억제력과 방어력을 약화시킨다"고 했다. 그는 "미국은 반복적으로 안보 공약을 확인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한국의 요구는 한도 끝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양국은 '방위공약 재확인의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 가능성과 관련, 이근욱 서강대 교수는 "미국은 북한 위협을 강조하면서 확장억제력에 대한 비용을 청구하려 할 것"이라며 "하지만 주한 미군의 혜택이 한국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에 확산되며, 중국과 경쟁 중인 미국 자신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고려대 이동선 교수는 "트럼프가 동맹의 본질적 이익을 이해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동맹 관계를 너무 '거래'로만 본다고 하는데, 동맹은 언제나 거래였다"며 "다만 트럼프는 물질주의에 경도돼 동맹의 비물질적 이득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기고자 : 이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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