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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설에 온 가족이 모였다. 그런데 TV를 틀어보니 온통 아이돌이다. 아이돌 장기자랑, 아이돌 육상대회, 그리고 아이돌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여러 아이돌이 게스트로 등장하지 않는 프로그램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남녀노소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여서 그랬을까. 민망하고 유쾌하지 않았다. 화려하게 치장한 아이돌들이 "나 예쁘죠" 하고 아양 떠는 모습만 가득했다.

'개그콘서트'나 '가족오락관' 같은 장수 프로그램이 사랑받아온 이유가 있다. 세대를 초월해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이는 PD와 작가의 능력, 그리고 출연진의 고민과 노력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아무리 아이돌을 좋아하는 팬이 많다고 해도 그것은 '아이돌 왕국'의 '팬덤'(특정 인물을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에 불과하다. 공영방송까지 시청률에 연연해 아이돌의 유혹에 빠져서는 곤란하다. 모든 시청자의 입맛을 다 고려할 수는 없더라도 다수가 공감할 프로그램이 늘어나야 한다. 아이돌 프로그램은 음악 방송 정도로 충분하다. 텔레비전이 오락이나 유희 기능을 넘어 가족을 연결해주는 고리로 작용하도록 힘써 달라.

이나라하나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기고자 : 이나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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