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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S(위성항법장치)를 부착한 외국산 면세 담배 박스를 비닐·그물 등으로 싸 바다에 던져두면 소형 어선이 신호를 추적해 건져가는 수법으로 담배를 밀수입하려 한 러시아인 조직이 세관에 붙잡혔다.

부산본부세관은 9일 1억원어치의 외국산 담배를 국내로 밀반입하려 한 혐의로 러시아인 선장 Y(55)씨를 구속하고 공범인 러시아 선원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Y씨 등은 작년 3월쯤 부산 사하구 감천항에서 출항한 러시아 선박에 실은 불가리아산 담배 2만2000갑이 담긴 상자 44개를 바다 위에 던진 뒤 다른 러시아 소형 선박이 건져 올리는 수법으로 밀수입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Y씨는 부산항에 정박 중 불가리아산 담배를 러시아로 수입하려는 척 서류를 꾸며 면세로 대량 매입했다. 이를 밀수로 반입해 시세 차익을 노리고 팔려고 했다고 세관 측은 말했다. 세관 측은 "면세로 1보루(10갑) 5000원에 살 수 있는 이 담배는 부산 국제시장이나 서울 이태원 등지에서 2만5000∼3만원에 거래된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담배가 바닷물에 젖지 않게 상자를 검은색 비닐로 싸맨 뒤 그물에 넣어 바다에 투기했다. 이 담배를 나중에 찾기 위해 상자마다 GPS를 부착했다. 하지만 부착해둔 GPS 칩이 떨어져 나가는 바람에 밀수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해양환경관리공단 소속 선박이 순찰 중 바다 위를 떠다니는 담배 덩어리를 발견하고 신고하면서 밀수가 발각됐다. 세관 관계자는 "1980년대 이전 일본을 오가는 화물선 선원들이 참깨나 전자제품을 바다에 던진 뒤 다시 건져 올려 밀수하는 수법은 있었으나 이를 담배 밀수에 활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기고자 : 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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