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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를 치를 고척돔에 '메이저리거 태풍 경보'가 발령됐다. MLB 사무국이 9일 발표한 16개국 출전 명단을 살펴보면 한국과 함께 A조에 속한 팀들 전력이 의외로 강하다. 네덜란드는 현역 메이저리거 6명과 일본 리그 소속 선수가 주축을 이뤘다. 이스라엘도 조부모 혈통까지 대표성을 인정하는 WBC 규정을 최대한 활용해 28명 전원을 미국 프로야구 출신으로 채웠다.

반면 주최국 한국은 류현진(LA 다저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 등 현역 메이저리거들이 부상과 개인 사정으로 대표팀에서 빠졌다. 2006년 1회 대회 4강, 2009년 2회 대회 준우승을 기록한 한국은 2013년 3회 대회에선 1회전에서 탈락했다. 이번 대회에서 명예회복을 노리지만, 2라운드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우승 후보 떠오른 네덜란드

전문가들 사이에서 "네덜란드는 우승까지 노려볼 만한 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역 메이저리거만 6명이다. 2013년부터 빅리그 4시즌 통산 타율 0.286에 41홈런을 기록한 보스턴 레드삭스의 주전 유격수 잰더 보가츠(25), 지난 시즌 25홈런 82타점을 기록한 김현수의 동료 조너선 스코프(26)가 오렌지 유니폼을 입고 한국을 찾는다. 이 밖에 디디 그레고리우스(뉴욕 양키스) 안드렐톤 시몬스(LA 에인절스) 주릭슨 프로파(텍사스 레인저스)가 막강 타선을 구축했다. 2013년 일본리그 60홈런으로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종전 이승엽·56개)을 세운 블라디미르 발렌틴(33·야쿠르트 스왈로스)도 힘을 보탠다.

다만 마운드에는 메이저리거가 LA 다저스의 켄리 젠센(2라운드 출전 예정) 한 명뿐이다. 대신 마이너리그 투수가 3명이며, 국내 삼성 에이스로 활약했던 릭 밴덴헐크(32)가 출전한다. 4년 전 한국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무실점했던 디에고 마크웰도 건재하다. 네덜란드는 1월 일본과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메이저리거들이 대부분 불참했음에도 대등한 승부를 벌였다.

◇이스라엘, 41위 맞나요?

한국과 3월 6일 1라운드 첫 경기에서 만날 이스라엘은 한국(3위) 대만(4위) 네덜란드(9위)에 비해 세계 랭킹(41위)이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다. 하지만 WBC 대표팀은 막강하다. 감독(제리 바인슈타인)을 포함해 28명 선수 모두가 미국인으로 구성된 '무늬만 이스라엘' 팀이다. 현역 메이저리거도 3명이다. 2라운드에서 뛸 예정인 스콧 펠드먼(신시내티 레즈)은 지난해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7승4패, 평균자책 3.97을 기록했다.

이들 외에도 2012년 32홈런을 때린 아이크 데이비스(전 뉴욕 메츠)나 샘 풀드(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라이언 라반웨이(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등이 빅 리그 경험자들이다. 투수 중에선 2004년부터 2009년까지 6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낸 베테랑 제이슨 마르키스(전 신시내티 레즈·통산 124승)가 고척돔에 오른다. 다른 선수들은 대부분 20대 초반 마이너리그 유망주들이지만 방심할 수는 없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지역 예선에서 마이너리그 소속 선수들만으로도 영국, 파키스탄, 브라질을 연파하고 처음으로 본선에 올라 사기가 높다.

선수 차출에 어려움을 겪은 대만은 100% 전력은 아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 소속 강타자 양다이강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일부 주축 선수들도 내부 사정으로 빠졌다. 선수는 대부분 대만리그 소속 선수지만, 한때 MLB 최정상급 투구를 펼쳤던 베테랑 왕젠밍을 포함해 일본과 미국(마이너리그) 야구를 경험한 선수들이 '한국 타도'를 외치고 있다. 김인식 감독은 "네덜란드와 이스라엘 전력이 강할 것이라는 예상은 이미 하고 있었다"며 "우리도 똘똘 뭉쳐 반드시 명예를 회복할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 WBC A조(네덜란드·이스라엘·대만) / 2017 WBC 일정 기고자 : 강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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