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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인 11일 서울 도심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해 찬성과 반대를 각각 외치는 대규모 시위대로 뒤덮일 전망이다. 박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측(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이하 탄기국)은 이날 오후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200만명이 참석하는 집회를 하겠다고 10일 밝혔다. 박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측(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하 퇴진행동) 역시 같은 날 광화문광장에서 주최하는 촛불 집회에 100만명이 모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주말 집회가 주목을 끄는 이유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들이 '총동원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9일 국회가 박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가결시킨 이후 탄핵을 찬성하는 광화문 촛불 집회는 규모나 참석자 수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보수 단체가 주축을 이룬 탄기국의 '태극기 집회'는 계속 규모를 불려왔다. 그런데 정치권 등을 중심으로 헌법재판소의 박 대통령 탄핵 일정이 당초 예상했던 '2월 말~3월 초'를 한참 넘겨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탄핵 기각 가능성' 얘기까지 나돌자 민주당 등이 이런 흐름을 다시 돌려놓겠다고 나선 것이다. 헌재 등에 따르면 탄핵 일정이나 탄핵 심판의 방향과 관련한 얘기들은 거의 억측에 불과하다고 한다.

퇴진행동 측은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촉구하기 위해 1박 2일 행진을 벌이고 11일 광화문 등에서 대규모 촛불 집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1박 2일 행진은 금속노조 등이 주축을 이룬 300여 명의 시위대가 10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특검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가진 뒤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을 거쳐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1박을 하고, 다음 날 광화문까지 도보로 행진하는 것이다. 퇴진행동은 11일 오후 3시부터 헌재 앞에서 사전 집회를 한다. 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6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본집회를 연다. 오후 7시 30분부터는 청와대 방향으로 1차 행진을 한 다음 율곡로로 돌아와서 헌재 쪽으로 2차 행진에 나선다. 퇴진행동 측은 100만명 이상 참석할 것이라고 했다.

50여 개 보수 단체가 모인 탄기국도 11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제12차 탄핵 무효 태극기 애국 집회'를 갖는다. 탄핵 반대 시위대는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숭례문과 중앙일보사 쪽으로 행진한 다음 대한문 앞에서 정리 집회를 하고 오후 8시쯤 해산할 예정이다. 탄기국 소속 정모(66)씨는 "(탄핵을 찬성하는 측의) 촛불 집회엔 야당 대표들까지 나온다고 하니 우리의 태극기 집회는 최대 인원으로 승부해야 한다"며 "가족을 다 데리고 집회에 참가할 생각"이라고 했다. 탄기국 측은 최대 200만명이 모일 것이라고 했다.

탄핵 찬성·반대 집회가 열리는 광화문광장과 서울시청앞 광장은 900m도 떨어져 있지 않다. 이 좁은 장소에 정치적·이념적으로 갈등하고 대립하는 양측의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 만큼 예상치 못한 불상사나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경찰 관계자는 "양측이 비슷한 지역과 시간대에 집회를 하는 데다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 시점이 다가오면서 분위기가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경찰력을 배치해 충돌을 방지하려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걱정이 많다"고 했다.

이런 우려에 대해 탄기국은 "어떤 경우에도 무저항·비폭력을 지키겠다"고 했고, 퇴진행동도 "철저히 충돌을 피하겠다"고 했다.

[그래픽] 11일 촛불 vs 태극기 집회 행진 코스 기고자 : 주형식 정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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