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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는 구제역이 소에게만 발생하고 있는데, 돼지까지 번질 경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2010년 이후 구제역으로 살처분된 우제류(偶蹄類·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는 약 374만마리다. 이 중 소는 16만마리, 돼지는 356만마리다. 구제역 피해가 주로 돼지에게 집중됐다는 뜻이다. 왜 그럴까.

돼지는 같은 공간에서 키우는 마릿수가 소보다 더 많다. '스톨'이라고 불리는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작은 우리에 가둬 키우는 경우도 많고, 사육 밀도가 소보다 높다. 이 때문에 한 번 구제역이 발생하면 농장 내에서 전파 속도가 훨씬 더 빠르다. 전문가들은 돼지에게서의 바이러스 전파력이 소와 비교해 100~3000배 빠른 것으로 보고 있다. 구제역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도 돼지가 소보다 약하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밝힌 전국 돼지 농가의 항체 형성률은 75.7%로, 소 농가의 97.5%보다 22.2%포인트 낮다.

경기도 연천 젖소 농가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가 'A형'으로 확진됐는데, 지금까지 돼지는 'A형' 백신을 접종한 적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돼지에게선 그동안 'O형' 구제역만 발생해, 지금까지 'O형' 전용 백신만 접종해 왔다.

한편 구제역 발생 이후 소·돼지고기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1㎏당 1만5653원이었던 한우 1등급 지육(소에서 머리와 내장 등을 제거한 것) 가격은 지난 8일 1만7242원으로 10.2% 올랐다. 돼지고기 도매가도 같은 기간 1㎏당 4329원에서 4757원으로 9.9% 올랐다.

기고자 : 곽래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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